백신 맞은 지 오래된 요양병원, 돌파감염에 취약... "부스터샷 준비해야"

입력
2021.08.02 2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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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제한됐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3월 9일 경기 부천시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가족이 환자를 면회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제한됐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3월 9일 경기 부천시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가족이 환자를 면회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접종 완료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가 나왔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전파의 우세종인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요양시설에 대한 더 강력한 방역관리와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시는 강서구 소재 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와 종사자 등 모두 11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한 후 2주가 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어서 돌파감염에 해당되는 사례다. 1명은 1차 접종 후 확진됐다. 델타 변이 감염 여부는 아직 검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상반기 AZ 맞은 요양병원, 돌파 감염에 취약"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요양병원의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에다 요양병원은 올해 초 가장 빨리 백신접종을 시작해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효과가 떨어지니 돌파감염이 앞으로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환자와 종사자들이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은 영국 연구에 따르면 2회 접종해도 델타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가 6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델타 변이에도 취약한 데다 앞으로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전격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연령별로 60대 이상에서도 (확진자가)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60대 이상은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됐으니 큰 걱정할 게 없다고 방심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뉴스1


요양시설 방역 다시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요양기관에서는 방역 관리를 강화하고 일부 완화했던 면회 제한 등 외부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다시 방문객을 최대한 억제하고, 외부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근무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이스라엘에선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5개월이 지난 사람에 대한 추가 접종을 시작했다”면서 “최선의 방법은 부스터샷인 만큼 우리도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스터샷 못지않게 고령자에 대한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60세 이상 고령자 중 백신 미접종자는 약 174만 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5일부터 60~74세 126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AZ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접종을 완료하면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중증화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부스터샷보다는 고령자들의 백신 접종을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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