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여서정 "어젯밤 메달 옆에서 잤어요… 정말 홀가분 해요"

입력
2021.08.02 16:35
수정
2021.08.02 16:5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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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이 2일 올림픽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이 2일 올림픽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말 홀가분한 느낌이었어요. 기술에 성공하고 메달에도 성공해서 (오랜만에) 편히 잤어요. 계속 축하 메시지가 많이 오고 있어서 (메달을 땄구나) 실감이 나요. 많은 응원 정말 감사해요."

2일 도쿄 올림픽선수촌 플라자 콘퍼런스룸에서 만난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여서정(19·수원시청)의 표정은 서울을 떠나올 때보다 훨씬 밝았다. 목표를 모두 이뤘다. '여서정' 기술도 성공했고 메달까지 따냈다. 그는 "솔직히 처음 올림픽에 왔을 때 메달을 목표로 하고 오진 않았다. 기술을 성공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메달도 땄다"며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마 결선에서 1, 2차시기 합계 14.733을 기록,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첫 메달이자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첫 부녀(父女) 메달이다. 밤부터 지인들의 축하 연락을 받았다. 인터뷰도 벌써 몇번을 했는지 모른다. 아버지 여홍철과도 통화했다. 그는 "아빠가 정말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아빠는 널 믿고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또 농담으로 '2차 시기는 (간신히 착지에 성공한 게) 아빠랑 거의 똑같이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도핑검사를 받고 밤 늦게 숙소에 들어와선 그야말로 꿀잠을 잤다. "메달을 따게 되면 침대 위에 붙여놓고 매일같이 볼 것"이라고 장난처럼 한 이야기가 실제가 됐다. 그는 "어제는 그냥 (동메달을) 옆에 두고 잤는데, 앞으로 어디에 둘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밝게 웃었다.

이제 집에 돌아가면 당분간은 모든 것을 잊고 쉴 작정이다. 그는 "집에 가면 가족들이랑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대학생인 언니가 지금 방학이어서 집에서 (영화 같은 것 보면서) 같이 놀기로 했다"고 했다. 하지만 휴식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메달을 따니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그는 "일단 올림픽이 끝났으니 이제 기술이나 자세를 좀 더 보안하고, 부족한 스타트 점수도 더 올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메달을 땄으니 부담은 좀 더 많이 될 것 같다. 앞으로는 더 큰 목표를 잡고 훈련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서정은 자신을 응원해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여서정은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잘할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국민들, 가족 친구들, 모두 응원해 줘서 메달을 딸 수 있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도쿄=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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