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EU서  가격 인상, 내년 국내 계약에도 영향 줄듯”

입력
2021.08.02 11:35
수정
2021.08.02 12: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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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주입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주입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제약업체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가격을 인상했다. 이는 내년에 국내에 공급될 백신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화이자ㆍ모더나가 EU에 공급키로 한 백신 가격 인상에 대해 “금년까지 도입되기로 이미 체결된 가격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내년도 계약하려고 협의하고 있는 부분에 영향이 갈 듯하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파이낸설타임스(FT)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EU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에서 가격을 기존 대비 25% 이상 올렸고, 모더나는 10% 이상 인상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개발된 것이다. 3상 임상시험 결과 mRNA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및 얀센 백신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오자 이들 업체는 EU와 공급 가격을 재협상했다.

이는 양사와 한국 정부가 이미 계약을 체결한 올해 수급분의 가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년 새로 체결되는 계약에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mRNA백신이 좀 더 개발이 되면 협상이 용이할 텐데, 추가 개발이 없는 상황에서는 내년 백신 (도입)검토에서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며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회사가 소수에 불과하고 구매하려는 국가는 전 세계이다 보니 협상 과정에서 구매자가 공급자에 비해 비교열위에 빠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형태로든 국내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안정적인 공급과 협상력 등에 따라 궁극적으로 mRNA백신까지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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