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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 손가락' 든 미얀마 시민 vs 총선 미루고 쿠데타 수장 총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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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들이 6개월째로 접어드는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의 외면 속에 기댈 곳이라곤 서로의 어깨뿐인 이들은 구호품을 나누며 투쟁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군정은 총리를 자체 임명하는 등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2일 미지마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양곤과 타닌타리주 시민들은 일제히 군부를 규탄하는 야간 파업 시위를 진행했다. 만달레이에선 승려연합이 군부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아 독송(讀誦ㆍ불교경전 읽기) 투쟁을 벌였고, 학생연합은 민주화 의지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를 누볐다. 사가잉주의 몬와 등 5개 지역에선 악마(군부)를 쫓아낸다는 뜻을 가진 '냄비 두드리기' 저항도 재개됐다. 카친주 역시 반군부 깃발을 든 시민들이 거리에서 민주화를 외쳤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근 급격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한 공동 대응에도 나섰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자가 격리 중인 이웃이 집 문 앞에 흰색 깃발을 꽂으면 음식을 배달해주고, 노란 깃발을 걸면 의료용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민에서 국민으로'라 불리는 이 캠페인은 현지 민주세력의 중심인 국민통합정부(NUG) 재난관리처가 구호품을 공급하고 있다.
소수민족 반군과 시민저항군 역시 다시 힘을 냈다. 전날 카친독립군(KIA) 5여단 3대대는 카친주에 주둔 중인 58경보병사단에 기습 공격을 퍼부었다. 카야주에선 카렌민족연합 산하 무력군(KNA)과 카레니 시민저항군(KNDF)이 연합해 정부군을 공격했다. 계엄령이 선포된 친주 민닷의 시민저항군 또한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20여 명의 병력을 사살했다.
군부는 다시 타오른 저항의 불꽃을 무시하고 장기집권 계획만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국영방송에 나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며 "2023년 8월에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쿠데타 직후엔 1년, 지난 4월에 2년으로 총선 시기를 늦춘 군부가 세 번째로 총선 연기를 공식화한 것이다.
군부는 성공한 쿠데타로 불리는 '태국 모델 따라 하기'에도 여념이 없다. 실제로 군정 최고의결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전날 흘라잉 사령관을 미얀마 군사정부의 총리로 임명했다. 2014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태국 역시 당시 수장이었던 쁘라윳 짠오차 장군이 총리로 임명된 뒤 현재까지 군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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