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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육상선수, '강제귀국' 압박에 올림픽 도중 망명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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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표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해외 망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진의 태만 행위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팀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강제 귀국 위기에 처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는 이유다.
2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치마누스카야는 전날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일본 경찰에 보호를 요청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그들(벨라루스 대표팀)이 내 동의 없이 나를 출국시키려 한다”며 IOC의 개입을 요청했다.
치마누스카야를 지원 중인 야당 성향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은 그가 현재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것으로 믿고 있고, 도쿄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관으로 망명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IOC도 트위터를 통해 “치마누스카야 선수와 직접 전화통화를 했으며, 그는 올림픽 관계자와 함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치마누스카야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인 동의도 없이 자신이 이번 올림픽 4×400m 계주 종목에 출전하도록 결정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주종목은 100m와 200m 등 단거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치에 맞지 않는 선수 선발이 이뤄졌다는 얘기였다. 또 급작스러운 선발은 코치진이 출전 선수의 도핑 테스트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못해 대체 출전 선수를 찾는 과정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벨라루스 체육당국의 압박도 증언했다. 치마누스카야는 “(선수단 관계자들이) 운동을 계속 하고 싶으면 (인스타그램) 영상을 삭제하라고 협박했다”며 “유리 모이세비치 육상대표팀 감독은 ‘이 문제는 더 이상 육상연맹이나 체육부의 차원이 아닌 더 높은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대표팀에서 해고되거나 쫓겨나는 건 두렵지 않지만, 벨라루스로 돌아가면 그들이 나를 감옥에 가둘까 두렵다. 벨라루스에 있는 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벨라루스 스포츠 전문매체 트리부나에 말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다.
치마누스카야 선수가 반(反)정부 성향을 드러냈던 게 이번 '강제 출국 시도'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해 8월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을 앞두고 치마누스카야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럽 최후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정권의 탄압을 비난했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인 빅토르 루카셴코가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NOC)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국이 이미 치마누스카야를 '요주의 인물'로 경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다만 NOC는 치마누스카야가 ‘정서적·심리적 상태’ 때문에 의학적 조언을 받아 올림픽에서 일찍 떠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SSF는 “치마누스카야가 벨라루스 당국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그는 의사 진찰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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