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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도 확산 매개체 된다"... 델타 변이 돌파감염 주의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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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델타 변이 주의보’의 단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감염을 피하지 못하는 ‘돌파 감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약 500명 중 4분의 3이 백신 접종을 끝마쳤는데도, 바이러스 공격을 피하지 못한 사례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의 바이러스 전파력도 미접종자 못지않게 강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신을 맞았으니 안전할 것’이라고 여긴 사람들조차 부지불식간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체가 언제든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질병 발병ㆍ사망률 주간보고서(MMWR)’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도 바이러스를 쉽게 전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사추세츠주(州) 반스터블카운티의 집단감염 사건이 대표적이다. 같은 달 3~17일 이 지역 인기 휴양지 프로빈스타운에서 열린 행사 탓에 주민 469명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이들 중 74%(346명)가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백신의 방어벽마저 뚫은 건 지구촌을 휩쓴 델타 변이다. CDC 연구진이 확진자 가운데 133명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89.5%(119명)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최근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비율이 83%를 넘으면서 코로나19 지배종으로 자리 잡은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주목할 대목은 ‘돌파 감염자’들과 백신 미접종자의 검체를 비교한 결과, 콧속에서 비슷한 양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백신 접종자가 미국에서 ‘조용히’ 델타 변이를 퍼뜨린 ‘주범’일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얘기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백신 접종자가 변이 재확산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지지하는 핵심 증거”라고 평가했다.
비록 모집단이 크진 않아도, 매사추세츠 사례의 의미는 뚜렷하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틀어막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란 것이다. 최근 연방정부가 소속 공무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검토하고,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으나 이는 여러 안전판의 하나일 뿐,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뜻이다.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에 대한 ‘공식 확인’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이 변이의 전염성이 초기 바이러스의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전날 CDC도 “델타 변이는 수두만큼 강력하고 쉽게 퍼진다”고 경고했다. 기존 바이러스는 확진자 한 명이 평균 2명을 감염시키지만, 델타 변이는 평균 8, 9명을 감염시킨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매사추세츠 사례의 확진자 469명 중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5명뿐이었다. 목숨을 잃은 환자도 없었다. ‘감염 원천 차단’은 아니더라도, 감염 후 중증 단계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위험은 크게 낮춰 준다는 의미다.
일단 미 정부는 백신 접종 독려와 동시에,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 방역 조치도 강조하고 있다. 이날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신을 다 맞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미접종자 혹은 면역이 약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도록 마스크 착용 지침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CDC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선 백신 접종자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지침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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