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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중립을 낮술처럼 마셔버렸다"... 윤석열 입당 깎아내린 與

입력
2021.07.30 21:5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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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검사’ ‘헌정질서 문란’ 같은 격한 표현을 쓰며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그 의미와 파장을 평가절하 하는 발언도 잇달았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이란 분이 왜 정치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본인 지지율이 높으니까, 권력을 교체해야 하니까, 같은 막연한 생각으로 얼마나 정치를 지속할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출신을 자기 당 후보로 영입해 국민 앞에 나서게 됐는데, 이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있을 것”이라며 “세계 정치사에서 상당히 특이하고,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최고위원들도 가세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은 검찰총장 시절 진행한 정치적 수사와 기소가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위해 바친 제물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행보"라며 "마지막 퍼즐 잘 봤다”고 비꼬았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낮술처럼 마셔버리고 개인 사익만 추구하는 정치인”이라고 직격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얄팍한 내공과 밑천이 다 드러나니 만회를 해보고자 국민의힘 그늘로 쫓기든 도망친 것 아니냐”고 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11월 입당설을 흘리며 간 보기에 열중하던 윤석열씨가 겨우 한달 만에 입당한 데는 줄곧 내리막을 걷는 지지율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시절 윤 전 총장을 법부부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징계하려 했던 정당성이 확인됐다"며 "정치검사의 마각이 드러났다”고 힐난했다. “검찰총장의 대선ㆍ야당 직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직격이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역사에 대한 범죄”라고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은 민주주의 정치질서를 뒤흔드는 헌정질서 문란행위”라고 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당주의 체제에 부응해서 본인의 모든 걸 내놓고 국민의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는 게 온당한 태도”라며 “잘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민주당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대선 국면에서 ‘호재’라는 반응도 나왔다. 신동근 의원은 “오히려 잘 됐다. 불확실성은 제거됐다. 윤석열, 최재형 경쟁력이 별볼일 없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며 “민주당을 위해서는 땡큐”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도 “윤석열의 조기 입당은 두고두고 뼈아픈 패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대표도 “민주당으로선 오히려 대선 국면이 간명해지고 좋아졌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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