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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김연경, 어록 추가요..."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외침

입력
2021.07.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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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의 메달 도전 여자배구 주장 김연경
29일 경기에서 점수 벌어지자... 동료 선수들 격려?
전 국가대표 황연주 해설가도 생중계 중 눈물
네티즌 "진정한 리더십" "진짜 국가대표"
케냐 "한 세트만 져주지" 농담에 "은퇴 전에 안 돼"

29일 일본 도쿄 아레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예선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에서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9일 일본 도쿄 아레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예선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에서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제가 국가대표 은퇴하기 전까진 안 돼요."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팀 주장 김연경(33) 선수의 간절함과 재치가 담긴 어록이 화제다.

29일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세트 스코어 3-2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지만,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양팀 모두 8강 진출을 위해 서로를 1승의 제물로 삼았기 때문에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더구나 도미니카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세계랭킹에서 6위를 차지하는 강팀. 한국 대표팀은 14위다.

특히 한국이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4세트는 9-15로 벌어졌다. 더 이상 점수가 벌어지면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이때 김연경은 손뼉을 치며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고 외치며 대표팀 사기를 북돋았다. 라바리니 감독 작전 지시가 끝난 후에도 "후회없이 후회없이 후회없이!"라고 독려했다.

이 장면을 보고 방송 도중 눈시울이 붉어진 황연주 MBC 해설위원은 "오랫동안 함께했던 동료로서 얼마나 간절한 마음인지 더 잘 알 것 같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간절함과 황 위원의 눈물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브라질과 세르비아 이탈리아 등 전통의 강호를 잇따라 물리치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 미국에 패했다. 그리고 숙적 일본과 운명의 3·4위전에서도 0-3으로 져 동메달을 놓쳤다. 당시 황 위원도 김연경과 코트에서 호흡을 맞췄다.

네티즌들도 "국대에 바라는 진짜 모습 그 자체. 메달은 중요치 않음"(lhyy**), "김연경 선수가 해보자 해보자 할 때 표정을 보고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Bla**), "실력이 아니라 팀원과 팀을 위한 최고의 멘탈리스트다. 저게 진정한 리더십이지"(TORU**) "전 세계가 인정한 살아 있는 배구의 신 갓연경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배구팀, 당신들은 이미 우리의 영웅입니다. 건강하게 돌아오세요!"(Kop**)라고 응원했다.

한국은 31일 조별리그에서 개최국 일본과 다시 한번 한판 승부를 벌인다. 8강 진출은 물론 8강 토너먼트 대진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승리가 꼭 필요하다. 일본 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5위. 전력 면에서는 일본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케냐 "한 세트만 져주지" 농담에 "은퇴 전까진 안 돼"

김연경이 27일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예선전 한국-케냐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연경이 27일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예선전 한국-케냐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연경은 27일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케냐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3-0으로 첫 승리를 할 때도 입담을 과시했다. 자정이 넘어 경기가 끝났는데도 월드 스타 김연경과 인사를 나누려 케냐 선수가 다가왔다.

그중 한 선수가 "한 세트만 져주지 그랬어요"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연경은 "제가 국가대표 은퇴하기 전까진 안 돼요"라며 재치 있으면서도 단호하게 받아넘겼다.

김연경 개인으로는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4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5위에 이어 세번째 올림픽이자 마지막 올림픽이다.


"지금 힘든 건 지나가는 구름" 등 과거 어록 활발히 공유

2006년 4월 김연경 선수가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6년 4월 김연경 선수가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밖에도 온라인에서는 김연경의 어록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메디컬 스태프, 감독님, 코치님들도 출전을 권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국 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그 경기 하나에 모든 걸 걸겠다는 마음으로 진통제를 맞고 뛰었다." (도쿄 올림픽 지역예선 결승에서 태국을 꺾은 뒤 인터뷰)

"지금 힘든 것, 지나가는 구름이다. 인생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잠시 지나가는 구름이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힘내시라."(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

"100년이 돼도 나오긴 쉽지 않다."(자신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가에 대한 대답)

"하든지 안 하든지 둘 중에 하나지 그냥 노력하겠다는 말로 대충 넘어갈 생각하지 말아라"(혜민 스님 에세이에 나온 글을 인용해 과거 트위터에 올린 글)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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