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세 접종 사실상 9월…예약은 8월 중 10번에 나눠 받는다

'코로나19, 8~9월 백신접종 시행계획' 발표
다음 달 9일부터 18~49세 사전예약 시작
소아청소년·임신부 접종, 부스터 샷은 4분기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이 30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8~9월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송=뉴시스

18~49세 1,777만 명이 다음 달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백신 공급 불확실성이 다음 달에도 이어지는 탓에 사실상 '9월 접종'이 됐다. 이들에겐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이 배정되는데, 접종 직전에야 자신이 어떤 백신을 맞는지 알 수 있다. 50대 사전예약 때 같은 인터넷 '먹통' 사태를 막기 위해 18~49세 예약은 8월 내내 분산해 받기로 했다.

이들이 모두 백신을 맞으면 '9월 국민의 70% 1차 접종 완료' 목표 달성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0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8~9월 백신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예약 대란 피한다… 10부제로 사전예약

이번 계획에 따르면 18~49세 인구 2,406만 명 중 사회필수인력,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등 상반기 이미 접종 대상자였던 628만 명을 제외한 1,777만 명이 이달부터 백신을 맞는다. 이들 가운데 200만 명은 필수업무(대중교통, 택배, 환경미화 등) 종사자, 아동·청소년 밀접접촉자(학원강사 등)로 분류돼 각 지자체의 안내에 따라 3~6일 먼저 사전예약을 하고 17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18~49세 접종은 9월 30일까지 이어지며, 공급 상황에 맞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이 배정된다. 2차 접종은 둘 중 어떤 백신을 맞든 4주 뒤다.

지자체 우선접종 인원을 제외한 1,577만 명은 8월 9일부터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 사이트 '먹통' 사태를 막기 위해 추진단은 '10부제'를 도입했다. 사전예약 기간 첫 열흘 동안(9~18일)은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와 해당 날짜 끝자리가 일치하는 날 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8월 9일에는 생일이 9일, 19일, 29일인 사람이 예약하는 식이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하루에 약 150만~160만 명이 예약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0부제 초기 예약자들이 특정 일시와 기관을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날짜별로 의료기관에 예약 가능한 인원을 10분의 1씩 사전에 할당해놓기로 했다.

추진단은 8~9월 백신 물량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 총 2,859만5,000회분, 9월 4,2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들어온다는 게 추진단 설명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다만 백신 수급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그럴 경우엔 부득이한 불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접종 직전까지 자신이 화이자와 모더나 중 뭘 맞을지 모르고,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18~49세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일정.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제공

9월까지 국민 70% 1차 접종 완료

사회적, 신체적 제약 때문에 3분기 대규모 예약에 참여하기 어려운 대상자에 대해선 별도 접종을 추진한다. 발달장애인과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이용자 29만6,000명은 다음 달 5일부터 사전예약을 하고 8월 26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중증질환 환자나 보호자는 의료기관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집단감염 발생 위험이 높은 국제항해 종사자나 입국이력 부재, 주민등록번호 말소 등으로 사전예약 시스템 이용이 불가능한 거리 노숙인, 미등록 외국인은 얀센,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모두 활용해 접종을 진행한다. 추진단은 이렇게 해서 9월 중 국민 70%에 해당하는 3,600만 명의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1차 접종자에 대한 2차 접종도 다음 달 이뤄진다. 50세 이상 543만 명은 동일한 AZ 백신을 맞고, 50세 미만 50만 명은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 접종한다.

3분기까지 접종 대상에는 소아·청소년과 임신부가 빠져 있다. 이들은 4분기 접종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정 단장은 "화이자 백신은 이미 12세까지 허가 연령이 낮아져 있고, 모더나도 허가 연령 변경을 심의 중"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접종 계획을 4분기 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또 백신 접종 완료자 중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같은 고위험군에게 4분기 중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