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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본 코리아

입력
2021.08.05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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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이 올림픽 9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가 BTS와 한류에 열광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만장일치로 우리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 지위로 격상했다. 유엔 설립 이래 개도국이 선진국으로 이동한 최초의 사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는 100여 개 국가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한국은 최근 피치로부터 역대 최고등급인 ‘AA-, 안정적’을 유지했다. 이 등급은 일본(A)보다 두 단계, 중국(A+)보다도 한 단계 높다.

이번 피치 발표로 우리나라는 S&P, 무디스에 이어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역대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응과 경제 체질 개선 등 한국이 보여준 위기 극복 능력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무역과 금융시장 최전선에서 우리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수은)은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고 있다. 수은의 외화채권 발행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수은의 신용등급은 한국의 등급과 같은데 국가 등급이 높게 유지되면서 수은이 외국에서 돈을 빌릴 때 지급하는 이자도 최저가 된 것이다.

지난 2월 수은은 우리 금융기관이 외화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래 가장 낮은 가산금리로 1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6월에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20년 만기 외화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낮은 금융 조달 비용은 우리의 금융경쟁력은 물론 수출경쟁력을 높인다. 수은은 지난 6월 중동 최대 발주처인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공사(ADNOC)와 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협약을 체결하여 우리 기업의 수주 기회를 늘렸다. 이 석유공사의 신용등급이 한국보다 높지만 수은의 차입이자가 더 싸기에 가능했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의 도시바 반도체,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사, 미국의 반도체 부품사를 인수했다. 영국 런던에서 실버타운 터널을 건설해 운영하는 30년 기간의 민자사업도 수주했다. 대한민국 신용을 바탕으로 한 금융 지원으로, 이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높은 대외신인도에 기반한 성과가 축적되면서 수은은 영국 금융전문 기관인 TXF가 전 세계 472개 수출입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설문조사에서 세계 1위 수출신용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쯤 되면 '코리아 프리미엄'을 받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결승전 벼랑 끝 순간에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역전을 이뤄낸 박상영 선수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대한민국의 개인과 기업 모두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세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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