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홍수로 60명 사망… 탈레반 "150명" 주장

입력
2021.07.29 22:38
수정
2021.07.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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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60명·실종200명… 희생자 늘어날 듯
탈레반 장악 지역… 아프간 "구조 협력" 요청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거주지를 떠난 주민들이 8일 헤라트주의 한 임시 난민시설에 머물며 생활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거주지를 떠난 주민들이 8일 헤라트주의 한 임시 난민시설에 머물며 생활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29일(현지시간)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해 60명 이상이 사망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면 향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아프간 국토 절반 이상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사망자가 150명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200㎞ 떨어진 누리스탄주(州) 캄데시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실종됐다. 파괴된 주택도 300채가 넘는다.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인도 언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탈레반 측은 사망자가 15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누리스탄주는 험준한 산악지대라 접근 자체가 어려운 데다 지역 대부분을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어 아프간 정부가 구조 활동을 벌이기가 쉽지 않다. 홍수로 휴대전화 통신망도 망가져서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구조대를 파견할 수 있도록 탈레반에 협조를 요청했고, 탈레반도 인명 구조와 피해 복구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프간 북부와 동부는 매해 여름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 200명 가까이 사망했다. 기반시설이 부족해 가뜩이나 자연재해에 취약한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오랜 내전으로 도움의 손길마저 잘 닿지 않는다.

지난해 아프간 34개 주 가운데 13개 주에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탓이다. 아프간 기온은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중이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세계은행은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아프간의 인도주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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