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이기는 ‘치맥’, 통풍 환자는 참으세요

입력
2021.07.29 19:37
구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유행에다 열대야까지 겹치면서 집에서 시원한 ‘치맥’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 치맥을 피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통풍 환자다. 통풍 환자 90%가 남성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이 40, 50대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치맥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통풍의 주원인”이라며 “특히 7∼8월에는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므로 탈수로 혈중 요산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통풍은 우리 몸속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쌓여 발생하는 병이다. 과도한 요산은 서로 뭉쳐 뾰족한 결정체를 이루고 관절의 연골과 힘줄, 주위 조직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혈액 내 요산 농도의 기준치는 6.8㎎/dL이다. 이 수치를 넘으면 혈액에서 포화량을 초과해 요산 결정체가 침착하게 된다.

통풍의 주증상은 날카로운 통증이다. 이 때문에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痛風)’는 병명이 만들어졌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풍의 첫 증상은 엄지발가락이 56~78%로 가장 많고, 이어 발등 25~20%, 발목, 팔, 손가락 순이었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엄지발가락ㆍ발목ㆍ무릎 등 관절 중 한 군데가 붉게 붓고 열감이 느껴지고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통증은 몇 시간 이내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개 2~3일, 심하면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상헌 교수는 “통풍은 갑자기 발생할 때가 많은데 대개 운동을 심하게 하고 난 뒤나 과음, 고단백 음식을 섭취한 다음 날 아침이나 큰 수술을 받은 뒤 잘 생긴다”고 했다.

요산이 체내에 축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산은 핵산의 구성 성분인 퓨린의 최종 분해 산물이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핵산 성분인 퓨린이 체내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요산이 된다.

치킨 같은 고기류는 고단백식품으로 퓨린 함유량이 높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주보리에도 퓨린이 많다. 소주보다 맥주를 마신 뒤 잘 발생하는 이유는 맥주에 퓨린도 높고, 소주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복용 중인 약도 발병에 영향도 미칠 수 있다. 이상헌 교수는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먹고 있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 베타차단제도 요산 배설을 억제해 요산 농도를 높인다”고 했다. 특히 여름에는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탈수되면서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더 진해진다.

통풍 치료를 위해서는 요산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요산이 계속 쌓이면 콩팥에도 요산덩어리가 침착해 결석이 생기거나 신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물을 매일 10~12컵(2리터)이상 마시는 것도 요산 결정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데 도움이 된다.

술을 금해야 한다. 알코올은 요산 생성은 늘리는 반면, 요산 배설은 억제하기 때문이다. 콜라ㆍ사이다 등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도 피해야 한다. 유제품과 퓨린이 함유된 채소는 섭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급성 통풍 증상이 없을 때는 이들 음식을 조금씩은 먹어도 괜찮다.

이상헌 교수는 “내장류와 고기, 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 멸치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