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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60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 "빈국 백신 부족 심화" 우려도

입력
2021.07.29 20:53
수정
2021.07.2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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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접종 6개월 뒤 백신 예방효과 16% 하락
델타 변이 확산에 확진자·중환자도 증가세
화이자 "부스터샷, 델타 예방 효과 5~11배"
美 보건당국 "개도국 백신 부족 심화 우려"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셰바 메디컬 센터에서 한 시민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셰바 메디컬 센터에서 한 시민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한 이스라엘이 이번엔 세계 최초로 60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시작한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감염자와 중증 환자가 증가하자 면역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부스터샷 효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개발 국가들에게 피해가 갈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29일(현지시간) 채널13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보건부는 60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확정하고 백신 접종 기관인 의료관리기구에 통보했다. 전날 정부 코로나19 자문단이 60세 이상 연령층에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이르면 8월부터 곧바로 접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면역 취약자들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하고 있다.

자문단은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백신 예방효과가 올 1월 97%였으나 6개월이 지난 이달에는 81%로 하락한 점을 우려했다. 최근 중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신규 중환자는 26일 20명, 27일 33명, 28일 41명으로 파악됐다. 보건부는 8월 말까지 중환자 수가 1,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도 증가해 26일에는 2,269명으로 3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문단은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60세 이상에 접종을 제안했으나, 일부 전문가는 65세 이상으로 연령대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스터샷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간 하레츠는 전문가를 인용해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지만, 결정을 연기할 경우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약사 화이자도 이날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5~11배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8~55세에선 백신을 두 번 맞을 때보다 항체가 5배 늘었고, 65~85세에선 11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카엘 돌스텐 박사는 “백신 접종 6개월 후에 3차 접종을 하면 중화항체 역가가 3~100배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부스터샷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 보건당국은 부스터샷 접종이 당장 필요하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보건부 공중위생국장인 비벡 머시 의무총감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시점에서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는 없다”며 “정부기관들이 광범위한 데이터를 검토해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변이 출현 가능성을 줄이려면 전 세계 감염 확산을 억제해야 하는데 개도국이 백신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부스터샷을 권하는 게 윤리적인지도 심각한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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