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도 세계 2위 '천적' 넘을까… "상대 놀라게 할 것" 배드민턴 8강 진출

입력
2021.07.29 15:27
수정
2021.07.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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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 '한일전' 극적 역전승으로 4강 진출

안세영이 29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부사난 옹밤룽판(태국)과 경기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안세영이 29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부사난 옹밤룽판(태국)과 경기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한국 선수가 그렇게 세계 1위를 이기다니 저도 멋지게 경기해서 이기고 싶어요."

허광희(26ㆍ삼성생명)가 쏘아올린 한국 배드민턴 부활의 신호탄을 안세영(19ㆍ삼성생명)이 이어받을 수 있을까. 여자 단식의 기대주 안세영이 무난히 도쿄올림픽 8강까지 진출했다.

세계랭킹 8위 안세영은 29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부사난 옹밤룽판(태국)을 2-0(21-15 21-15)으로 가볍게 꺾었다. 안세영은 조별리그에서 세계랭킹 67위 클라라 아수르멘디(스페인)와 세계랭킹 89위 도르카스 아조크 아데소칸(나이지리아)을 연달아 2-0으로 제압,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안세영은 1게임을 역전승으로 따냈다. 초반 리드를 잡았다가 상대 네트 플레이에 고전하며 6-6으로 따라잡힌 뒤 역전까지 허용해 7-10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침착하게 다시 점수 차를 좁혀나갔고, 상대 범실을 틈타 12-12로 따라잡았다. 접전이 이어지다가 다시 상대의 연속 범실로 20-15, 게임포인트를 만든 뒤 강력한 스매시로 1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은 여유 있는 승리였다. 초반 동점이 이어졌지만 13-6으로 앞서나가며 균형을 깼다. 안세영은 18-10에서 코트에 넘어져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무릎 상처를 치료했다. 테이프를 두르고 투혼을 발휘한 안세영은 2게임도 승리로 마무리하고 8강 티켓을 따냈다.

안세영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다음 상대가 4전 전패 열세에 놓여 있는 세계랭킹 2위의 강자 천위페이(중국)다. 천위페이는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포인트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해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선수다. 30일 열리는 경기에서 천위페이를 넘고 준결승에 진출한다면 메달에 가까워진다.

한국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배드민턴 강국 명성을 떨치다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노골드'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노메달'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용대 등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한 가운데 신예 선수들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침체된 배드민턴계에 2017년 12월 안세영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에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돼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안세영은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메달을 따면 20세에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이용대(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 라경민(1996 애틀랜타 혼합복식 은) 방수현(1992 바르셀로나 여자단식 은)의 최연소 배드민턴 올림픽 메달 기록을 갈아치운다.

특히 전날 허광희가 남자 단식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일본의 스포츠스타인 모모타 겐토를 잡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배드민턴 대표팀도 들썩이고 있다.

이어 열린 여자복식 8강 '한일전'에서도 세계랭킹 5위 김소영(29ㆍ인천국제공항)-공희용(25ㆍ전북은행)이 세계랭킹 2위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일본)를 극적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세트스코어 2-1(21-14 14-21 28-26) 승리. 마지막 3게임에서 김소영-공희용은 3-6, 5-8 등으로 계속 끌려가다가 9-10부터 13-14까지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매치포인트를 내준 뒤에도 19-20으로 추격했고, 결국 20-20 듀스를 만들었다. 26-26까지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다가 매치포인트를 잡은 김소영-공희용은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짜릿한 승리를 가져간 뒤 코트에 누워 환호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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