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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와 서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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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표준어 규정에서 밝히고 있는 표준어 사정 원칙이다. 표준어가 서울말을 바탕에 두고 정해지긴 했지만 서울말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표준어는 효율적이고 통일된 의사소통을 위해 특정 지역어를 다듬은 인위적인 언어이고 서울말은 다른 지역 방언들과 마찬가지로 역동성을 지닌 살아 있는 자연언어이다.
1930년대 표준어가 제정되던 당시의 서울말은 어떠했을까. 1900년 10월 9일자 황성신문에 실린 논설 '言語可整(언어가정)'에 따르면 당시 서울말은 계층적으로 매우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사대부, 북촌, 남촌, 상촌, 중촌, 하촌의 말씨가 다르고 속어와 방언과 변말이 많아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말을 일치시켜 의사소통을 편하게 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일제강점기에 서울에서 나고 자란 원로 연극인 이원경은 회고담에서 “중류층 이상의 성안 사람들은 ‘그리고’라든지 ‘너도 나도’처럼 ‘도’와 ‘고’를 사용한 반면 하류층 성밖 사람들은 ‘그리구’ 또는 ‘너두 나두’처럼 ‘구’와 ‘두’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말씨로 사는 지역과 계층을 짐작할 수 있었던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서울의 인구 구성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1900년대 초반에 두드러졌던 언어의 계층성은 사라졌다. 언어 소통 환경의 다변화로 지역의 경계는 무너지고 언어의 넘나듦과 섞임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이제 언어생활에서 표준이 되는 말도 한 지역의 말로 한정하기보다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과 소통의 범위를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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