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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폭력" 최재형 전 원장이 '쥴리 벽화'에 분노한 이유

입력
2021.07.29 11:30
수정
2021.07.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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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품격 떨어뜨려... 선 넘는 검증 막아야"
강도 높게 비판, 새 정치 이미지 선점 포석
윤석열 전 총장에 회동 제안했지만 거절당해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 김씨는 자신이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였다는 루머에 대해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는 27일 김씨에 대한 루머가 확산하고 있는 것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 김씨는 자신이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였다는 루머에 대해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는 27일 김씨에 대한 루머가 확산하고 있는 것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이른바 '쥴리의 남자들'이란 벽화를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쥴리는 일부 네티즌들이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예명이라고 퍼트리기 시작한 이름이다.

최 전 원장은 전날엔 윤 전 총장과의 공개 회동을 제안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사실상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목소리를 낸 건, 최재형 특유의 '품격 있는 정치'를 지향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차별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尹 회동 제안 거절당한 최재형 '쥴리 벽화' 비판, 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최재형(가운데) 전 감사원장이 27일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군 중면 두루미그린빌리지를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천=뉴시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최재형(가운데) 전 감사원장이 27일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군 중면 두루미그린빌리지를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천=뉴시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모두 정치권 밖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기성 정치인과 다른 새 정치 이미지를 최 전 원장이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최 전 원장은 앞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계파정치 타파'에 앞장서자고 했고, 벽화 논란에는 '정치의 금도'를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와 관련해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면서다.

최 전 원장은 "이것은 저질 비방, 정치 폭력이자 인격 살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 정치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기성 정치인과 다른 새 정치 이미지 선점 포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대전=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대전=뉴스1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전날엔 국민의힘이 최근 윤 전 총장을 두고 친윤과 비윤으로 나뉘어 내홍을 겪는 것을 언급하며 "지난 시절 계파 갈등의 폐해를 누구보다 심각하게 경험했던 국민의힘의 당원이나 지지자분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면서 "윤 전 총장을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선 "기성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에 함께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친윤' 대 '반윤'의 계파 논란을 도드라지게 하면서 윤 전 총장에게 부담을 지우는 한편 회동 제안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과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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