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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에 유독 거칠었던 100m 물살, 황선우는 거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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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로운 수영 황제 황선우(18·서울체고)가 아시아 선수에겐 유독 거칠었던 남자 자유형 100m 물살을 거침없이 가르고 세계에서 5번째로 빠른 사나이로 등극했다. 모든 능력치를 집약적으로 뿜어내야 공략 가능한, 박태환(32)과 쑨양(30)도 힘을 못 썼던 ‘물 속의 스프린트’에서 당당히 세계 톱5에 이름을 올린 황선우는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수영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황선우는 29일 오전 11시 37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 출전, 6레인에서 헤엄쳐 47초82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마이클 펠프스(36)의 후계자로 꼽히는 미국의 카엘렙 드레셀(25)이 47초02의 올림픽 기록으로 차지했다. 황선우에 0.8초 앞선 기록이다.
아직 10대인 황선우는 3년 후 파리올림픽, 2028년 LA올림픽이 기대된다. 이날 결선에 오른 8명의 선수 가운데 황선우보다 어린 선수는 7위를 기록한 루마니아의 데이비드 포포비치(17)뿐이었다.
레이스를 마친 황선우는 취재진과 만나 “후련하다”고 했다. 메달에만 집착했다면 동메달인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21·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의 격차 ‘0.38초’에 대한 아쉬움부터 언급했을 테지만, 황선우는 “멋진 선수들과 같이 뛴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자유형 100m는 터치 싸움으로 순위가 갈리는 종목이니만큼, 황선우는 “전략은 따지지 않고 그냥 온 힘을 다하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틀 전 200m 결선(7위) 이후 계속 지쳐있었다던 그는 “참고 최선을 다하니 좋은 기록을 얻은 것 같다”며 아쉬운 부분으로 출발 후 돌핀 킥으로 물을 헤쳐나가는 잠영 구간을 꼽고는 “앞으로 훈련하면서 고쳐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도쿄올림픽은 자신감을 키우고, 가능성을 보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배운 무대였다. 그는 “100m는 단거리여서 선수들이 몸이 다 엄청나게 크고 좋다”면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급하지는 않게 천천히 몸을 키워야겠다”고 했다. 지금 당장 덩치를 키울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근력을 올리면 더 나아진 기록을 낼 수 있을 거란 얘기다. 자신이 수영을 잘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엔 “물 타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황선우는 “서양인처럼 큰 몸은 아니지만, 동양인의 몸으로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기록들을 잇따라 세우고 있다. 25일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세운 1분44초62는 박태환을 넘어선 한국신기록이자 주니어 세계신기록이다. 27일 100m 예선에서는 47초97을 기록,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전 한국기록(48초04)을 0.07초 단축했다. 이 기록은 하루짜리였다. 이튿날 그가 100m 준결선에서 0.41초를 더 앞당겨 47초56를 기록하면서다. 이 기록도 주니어 세계신기록이다.
사실 결선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아시아 수영 역사엔 이미 큰 사건이었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일본의 스즈키 히로시(은메달)가 마지막 메달을 딴 이후 69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100m 결선에 오른 것도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이다. 다니 아쓰시는 당시 7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이제 30일 예선을 치르는 자유형 50m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50m는 많은 생각을 가지고 나온 종목이 아니다"라면서 "생각을 비우고 후련하게 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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