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으면 ‘영(0)칼로리’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맛은 칼로리에 비례하여 칼로리가 높을수록 맛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칼로리를 직접 감각하는 수용체는 없지만 음식을 먹으면 위와 소장에서 분해한 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총량을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귀신같이 칼로리를 알아챈다. 그래서 칼로리를 따지는 다이어트는 항상 실패하는 것이다.
제로 칼로리 제품이 칼로리가 낮으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우리 몸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음식은 단순히 혀만 만족시켜서는 안 되고 소장기관과 비만세포는 물론 뇌까지 만족시켜야 한다. 제로 칼로리는 일시적으로 혀에 만족감을 줄지 몰라도 결국 뇌에 짜증을 유발시킨다. 혀에 단맛을 느끼는 순간 조만간에 몸에 충분한 탄수화물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하여 소화할 준비를 했는데 기만을 당한 것이라 그것을 무의식이 기억하고 나중에 복수를 한다. 결국 더 먹는 것이다. 그래서 저지방 우유를 먹어도 살이 찌기 쉬운 것이다.
그러니 맛있으면 ‘0 칼로리’란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다. 칼로리가 만족감과 포만감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과식으로 인한 비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가장 나쁜 음식은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이 없는 식품이다. 포만감 없이 소화 흡수되어 살이 되는 음식이 가장 나쁜 음식인 것이다.
음식이 부족했을 때 칼로리는 효과적인 영양 배분의 수단이었으나, 지금처럼 영양이 넘치는 시대에는 칼로리 자체로는 쓸모가 없고 칼로리 대비 포만감이 얼마나 크냐가 핵심이다. 칼로리가 많아도 더 적게 먹고 만족한다면 다이어트에 좋고, 칼로리가 없어도 포만감을 주지 못하면 결국은 더 먹게 되어 다이어트에 나쁘다.
지금은 좋다는 음식을 과식하는 것보다 차라리 나쁘다고 알려진 음식을 소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맛없는 음식 먹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맛있는 음식 먹고 행복한 것이 다이어트에 좋으니 ‘칼로리가 0이면 다이어트에 좋다’고 믿는 것보다 차라리 ‘맛있으면 0 칼로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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