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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교톤' '200mm'...불신 커지는데 방송사들 잇따르는 '틀린'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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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중계방송 사고로 공영방송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여전히 방송사들의 부주의가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올림픽 관련 방송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정작 방송 내용을 심의·규제해야 할 정부기관은 장기간 휴점 상태다.
MBC는 27일 또다시 자막 오류를 냈다. 그것도 태권도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의 이름을 잘못 내보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전날 재발 방지와 함께 사후 조치를 하겠다던 박성제 MBC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고작 하루 만에 방송 부주의가 발생한 것이다.
MBC는 이날 일본 지바 마쿠하리 매세 A홀에서 진행된 태권도 80㎏ 초과급 준결승에서 우리나라의 인교돈 선수의 이름을 '인교톤'으로 잘못 표기했다. 단순한 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MBC는 올림픽 중계방송과 관련해 국민적 비난과 불신을 받고 있어 실수라고 치부할 순 없는 상황이다.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MBC에 이어 YTN도 올림픽 중계방송 관련 자막 사고가 이어졌다. 황선우 선수가 출전한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200mm'로 잘못 표기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MBC의 사태를 목격하고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YTN 역시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YTN은 이날 "전날 방송에서 편집부 실수로 관련 자막이 노출됐다"며 "즉시 조치했고, 해당 방송에서 앵커가 자막 실수가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MBC가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받는 터라, 국내 시청자들도 올림픽 중계방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자막 처리 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시청자들은 질타를 쏟아냈다. 이들은 "완전히 아마추어 방송 수준(hj******)",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다니(tu*****)", "유튜브 개인 방송보다 못한 곳(su******)", "폐업이 답. 고쳐서 못 쓴다(sc*****)" 등으로 맹비난했다.
방송사들의 올림픽 중계방송 사고는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방송을 심의·규제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자리를 반년째 공석으로 두는 등 방송 사고가 바로 잡히지 않았다는 논리다. 그 결과 국내 방송사가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일으켜 국제적 망신까지 불러왔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방심위 자체도 벌써 6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규제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방송가는 무법천지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중계방송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그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9인 체제의 방심위원 선발도 난항을 겪었다. 그나마 이날 오후 국민의힘이 추천한 2명의 위원이 합류해 가까스로 9인 체제가 완성됐을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정치적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반쪽짜리' 방심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여당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추천해 위촉하려고 하지만 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5기 방심위 구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1월 말 4기 방심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16만8,000건의 심의가 밀려 있다. 방심위원 구성이 6개월째 지체되면서 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방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새 누가 TV로 올림픽 중계를 보나"라고 할 정도로 방송 생태계 판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온라인으로 넘어간 시점에선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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