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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사망 미결수용실, 열린 구조...장관실서 600미터 거리"

입력
2021.07.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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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국방부 관리소홀 비판
"언제부터 국방부가 사망사건 유족 배려해줬나"
유족을 이유로 26일 국회 보고도 안 한 국방부

22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모 공군 중사 분향소. 뉴스1

22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모 공군 중사 분향소. 뉴스1

성추행 피해를 당한 후 사망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의 2차 가해 부사관이 국방부 수감 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을 공개한 군 인권센터의 김형남 사무국장은 27일 "수용실이 쇠창살로 돼 있고, 밖에서 폐쇄회로(CC)TV로 들여다볼 수 있게끔 오픈돼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순찰 사각지대가 생겨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국방부의 해명을 반박하며 명백한 관리 소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 인터뷰에서 "우리가 좀 알아둬야 하는 배경 지식이 국방부 미결수용실은 벽으로 막히고, 문이 달려 있는 민간 구치소랑은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장실로 막혀 있지도 않고, 허리 정도 높이까지만 차폐가 되고 보통 수감시설처럼 위로는 투명한 아크릴판이 설치되어 안에서 움직이는 게 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 엄정 수사를 지시했고, 국민적 관심사도 매우 높은 사건이라 피고인이 느낄 심리적 압박을 당연히 예상해볼 수 있다"며 "이러한 피고인이 대낮에 수감시설 내에서 사망하게 두었다는 건 명백한 관리 소홀 문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특히 "국방부 장관 직무실이 있는 건물 맞은편 건물 지하에 있다"며 "거리상으로는 600m 정도 되는데, 대낮에 국방부 한복판에서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유족이 공개를 원치 않는다'며 이 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언제부터 국방부가 사망 사건이 벌어졌을 때 유가족을 그렇게 배려해줬냐"며 "실상은 관리소홀 책임론이 부담스러우니까 이 핑계로 국민들이 보고 있는 국회 회의장에서는 말을 못하겠다, 이런 것 아니었겠냐"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 중사 사망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피의자의 사망으로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했다. 수용시설서 사망한 피의자는 이 중사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3월 회식을 주선한 인물이다.

성추행 발생 후 이 중사에게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없느냐"라며 합의를 종용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보복 협박·면담 강요)로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됐다. 남자친구였던 피해자의 남편까지 찾아가서 회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사망한 피의자는) 공소권이 없기 때문에 재판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당시 같이 기소된 중위도 있어 제한적으로나마 2차 가해를 규명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라며 "국방부가 단지 사망했기 때문에 밝혀보지 않겠다고 나오면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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