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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만행→납세 거부→전력난' 악순환... 미얀마 군병원도 위기

입력
2021.07.26 17:00

"군부 쿠데타 이후 전기세 90% 이상 급감"?
군병원도 비정상 운영… 중국 의존 심화?
군부, '코로나 치료 시위' 재소자 20명 사살

미얀마 양곤시의 한 주택에 확인하지 않은 전기세 납부 고지서가 꽃혀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미얀마 양곤시의 한 주택에 확인하지 않은 전기세 납부 고지서가 꽃혀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돈줄을 말리기 위해 시작된 시민들의 전기세 납부 거부 운동이 군 계열 병원까지 멈춰 세웠다. 국가 전력공급 시스템이 붕괴됐지만 군부는 여전히 '마이웨이'다. 오히려 이들은 의료진 체포에 속도를 내면서, '최대 우방' 중국의 힘을 빌려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26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체 전기세 수입은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징수지역인 대도시 양곤과 만달레이의 지난달 전기세 징수율은 2~3%대까지 급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범위한 반군부 정서가 최근 민주진영 의료진의 연이은 체포로 더 커진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3일 쿄 뗏 박사 등 10여 명의 의료진은 군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허위 응급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현장에서 붙잡혔다.

군부의 만행은 결국 자신들의 생명줄인 군병원 기능 마비라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현재 전국 대다수의 군병원들은 전력난이 부른 연이은 정전 사태로 자체 발전기에 의존해 비상운영 중이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여파로 유가마저 급등, 24시간 내내 발전기를 돌리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결국 군병원들은 최근 중환자실과 환풍기 운용을 최소화하고, 병상의 수도 대폭 줄인 상태다.

6월 8일 중국 충칭에서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무부장이 회동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6월 8일 중국 충칭에서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무부장이 회동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턱밑까지 다가온 위협에도 군부는 정국운영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군부는 이날도 "전기세 미납 가구에 대해 곧 완전한 정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공책을 이어가며, 허위 신고를 통한 의료진 체포 작전 역시 진행 중이다. 전력난은 중국 에너지 기업을 통해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군부는 지난 5월 중국 기업에게 25억 달러 규모의 에야와디주 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한 바 있다. 중국 역시 적극적이다. 같은 달 진행된 미얀마 태양광 사업 입찰에는 중국계 기업 5곳만 참가했다.

군부의 학살도 이어졌다. 양곤 정부군은 최근 인세인 교도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치료 요구' 시위를 강경 진압, 이 과정에서 최소 20명의 재소자를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진영 활동가들이 주로 구금된 인세인 교도소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고립된 지옥'으로 불리는 곳이다. 전날 군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98명이며 사망자는 355명이다. 반면 민주진영의 중심인 국민통합정부는 실제 확진자 수가 발표치의 최소 4배, 사망자는 최소 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3일 미얀마 인세인 교도소 정문에 경비 병력이 배치돼 있다. SNS 캡처

23일 미얀마 인세인 교도소 정문에 경비 병력이 배치돼 있다. 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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