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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 美...백신 접종률 저하, 정치사회 이슈화, 난감한 바이든 행정부

입력
2021.07.26 18: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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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 신규 확진, 계속 증가
파우치 "미국 잘못된 방향 가고 있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이 5월 11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이 5월 11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접어든 미국 상황이 비관적이다.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세가 두드러지는데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하락 추세다. 이를 되돌릴 동력도 부족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이해 차이, 사회·경제 변수까지 겹쳐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5일(현지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과 치명적인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국은 불필요한 곤경에 빠졌다”며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루 4,00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도 언급했다.

실제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23일 하루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4,713명이었다.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4만7,455명. 한 달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 1월 8일(31만3,484명) 이후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는 추세다. 전염성이 더 강한 델타 변이가 미국 내 전체 확진자의 83%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하락일로다. 23일 집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60만157건에 그쳤다. 이는 하루 462만 건을 넘었던 4월 10일과 비교할 때 8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접종 횟수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같은 보건 문제가 정치 이슈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 성인 39% 중 절반은 접종 의사가 완전히 없다고 밝혔다.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많이 찍은 카운티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많이 찍은 카운티 간 백신 접종률 격차는 지난 4월 2%포인트에서 최근 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86%가 최소 1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52%에 그친다는 조사도 있다.

사회·경제 격차도 백신 접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인이 대부분인 미 뉴저지주(州) 프린스턴의 백신 접종률은 75%였고, 흑인과 라틴계열이 많이 사는 트렌튼은 45%였다. 두 지역은 14마일(약 22㎞) 떨어져 있고,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인종 차이가 백신 접종률 격차 요인이라는 얘기다. 리처드 배서 전 CDC 국장은 “정치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원동력이 되고, 뉴저지처럼 사회경제 요인 때문에 비율이 달라지기도 한다”라고 NYT에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스크 의무화만 느슨하게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역점을 둔 사회기반시설(인프라)과 일자리 예산안 통과 여론전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묻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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