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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 2관왕 오른 '집순이' 안산... "집중력의 원천은 독서"

입력
2021.07.25 18: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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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5일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020 도쿄올림픽 첫 2관왕에 오른 안산(20ㆍ광주여대)은 중학생 때부터 국내 무대를 주름잡은 재목이었다.

안산은 광주 문산초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문산초에는 당시 남자팀만 있었는데 안산이 양궁부에 직접 찾아가 “나도 활 쏘고 싶어요”라고 하면서 입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문산초는 남녀 선수들을 모두 가르치는 팀이 됐다.

안산의 열의와 가능성을 눈여겨본 노슬기 문산초 코치는 철저하게 성적이 아닌 기본기 위주로 교육했다. 한국 양궁은 초등부 때부터 '무한경쟁'인데, 노 코치 덕에 안산은 여기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었다. 당장의 대회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멀리 바라보며 기초 훈련에 집중했다.

안산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건 광주체중 2학년이던 2015년 7월 중고연맹회장기 30m에서 처음 개인전 1위에 오르면서부터다. 중학교 3학년 때 문체부장관기에서 전 종목 우승(6관왕)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7년 광주체고 진학 후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스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안컵 3차대회 개인전 은메달, 2019년 WA현대월드컵 4차대회 개인전 금메달 등을 따내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안산은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과도 인연이 깊다. 2019년 이곳에서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선 여자부 3위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안산이 양궁 선수로서 지닌 최대 장점은 강한 멘털이다. 집중력이 높고 멘털이 흔들림이 없다 보니 잘 쏠 때와 잘 쏘지 못할 때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큰 장점이다. 안산의 강한 멘털은 지난 23일 랭킹라운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안산은 64명 선수 중 가장 끝 가장자리에 섰다. 불과 3~4m 떨어진 곳에서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터졌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72발 중 절반인 36발을 10점에 꽂으며 총점 680점으로 25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안산은 양궁장에서는 최대한 집중해 훈련에 매진하고, 활을 놓은 시간에도 학생 본분에 충실한 성실파다. 공부도 잘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수학영재 판정을 받아서 특별 수업을 듣기도 했다. 그는 "수학을 잘하면 화살을 쏜 후 내 점수 합산을 빨리 해서 편했다"고 웃었다.

지도자들은 안산이 워낙 차분하고 멘털이 좋아 '원조 신궁' 김수녕처럼 롱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수녕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12년 뒤인 시드니 대회까지 올림픽 무대를 누볐다.

멘털 유지의 비결은 '잠'과 '집순이 생활'이다. 안산은 훈련이 없는 날은 낮 12시 넘게까지 푹 잔다고 한다. 또 외부 활동보다는 집에서 영화나 책을 읽으며 여가를 보낸다고 한다. 독서는 사선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집중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안산이 혼성전 결승 뒤 '가장 고마운 분'으로 꼽은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은 "안산이 밖에 잘 안 나간다고 해서 심심하기만 한 친구는 아니다"라면서 "경기장 밖에서는 활발하고 잘 웃고, 재미있는 농담도 하는, 영락없는 스무 살"이라고 전했다.

안산은 내친 김에 언니들을 제치고 대회 3관왕을 노린다. 안산의 대회 3관왕 도전은 30일 열린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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