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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대통령 지지율 높으면 정권 재창출? "안심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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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5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이 30~40%대의 비교적 탄탄한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정권 재창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경우 여당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가 많았다는 게 근거다. 진짜 그랬는지, 변수는 없는지 짚어봤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말 지지율을 보면 사실 긍정 평가가 낮았을 때 정권이 바뀐 경우가 많았다. 1987년 민주화 달성 이후 여당이 재집권에 실패한 대통령은 김영삼ㆍ노무현ㆍ박근혜 3명이다.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살펴봤더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전조가 보였던 5년차(1997년) 1분기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14%에 그쳤다. 부정 평가는 65%나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5년차(2007년) 1분기의 긍정 평가가 16%(부정 평가 78%)에 머물렀다. 국정농단 사태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가 남아 있는 4년차(2016년) 4분기의 긍정 평가가 12%에 불과했고, 부정 평가는 무려 80%였다. 대통령의 낮은 인기가 정권 심판론을 자극했고,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정권 재창출의 기쁨을 맛본 대통령은 노태우ㆍ김대중ㆍ이명박 3명이다. 이중 김대중ㆍ이명박 전 대통령은 5년차 1분기 지지율이 비교적 준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긍정 평가 33%, 부정 평가 41%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정 평가가 62%로 긍정 평가(25%)를 훨씬 웃돌았지만, 재집권에 실패한 세 대통령에 견줘보면 그래도 긍정 평가가 높은 편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기록이 남아 있는 4년차 4분기 직무수행 평가에서 긍정 15%, 부정 41%를 기록, 지지율이 10%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여당 후보(김영삼)의 재집권을 견인했다.
문 대통령의 5년차 1분기(올 4~6월 평균)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각각 35%, 56%였다. 긍정 평가만 비교할 경우 민주화 이래 가장 높다. 민주당 일각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기대하는 것도 이런 자료가 바탕이 됐다.
하지만 반론도 상당하다. 문 대통령의 5년차 1분기 부정 평가는 역대 대통령들 못지않게 높다. ‘안티’ 세력도 만만치 않아 정권 심판 여론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갤럽의 최근(6월 29일~7월 1일)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9%로, ‘여당 후보 당선이 좋다’고 한 답변(38%)을 크게 앞질렀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형성된 높은 지지율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방역 및 경제 대책은 정부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다만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처럼 방역과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지지율은 언제든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선은 다른 선거와 달리 현 정권의 국정운영뿐 아니라, 후보의 미래 비전을 함께 평가받는 최고 정치이벤트다. 그 때문에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거꾸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도 다분하다. 정한울 전문위원은 “친문계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민주당의 어느 주자도 용기 내 현 정부를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불만이 있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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