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까지 동원된 민주당의 도 넘은 대선 경선

입력
2021.07.26 04:30
27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에 오른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아슬아슬하다. 불필요한 과거사 공방에 더해 ‘백제불가론’의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불러냈다. 공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적정선을 넘어선 검증은 구태일 뿐이다.

문제의 ‘백제(호남)불가론’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작년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했던 말을 재론한 데서 비롯됐다.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대선에서) 이긴다면 역사라 생각했다”는 내용이다. 맥락상으론 당시 ‘이낙연 대세론’의 덕담인데 이 전 대표는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 삼았다”고 비난했다. 영남 역차별을 잇는 이 지사의 중대 실언이란 것이다. 같은 호남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일베의 관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이런 답변을 한 배경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덕담을 백제불가론으로 비판하는 것은 김두관 의원 지적처럼 부적절하다.

혼탁해진 검증 공방은 이 지사의 1강 독주 판세가 흔들리며 시작된 측면이 크다. 유권자 선택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일부 과열을 감내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숱한 공방이 과거 회귀적이고 퇴행적이란 점이다. 박정희 전두환 찬양, 김대중 정권 적통,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진실 공방에 이어 이번에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음해 흑색선전에 대한 자성론도 나오고 있지만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후보들이 28일 신사협정을 맺기로 해놓고 여전히 흙탕물을 끼얹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여는 정책 비전이 없다고 야당 후보들을 비난하던 여당 후보들이 이처럼 과거만 캔다면 '내로남불'과 다르지 않다.

2003년 한나라당 후보 경선도 지금 민주당 경선에 못지않게 뜨거웠다. 당시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간 공방은 폭로전으로 치달았고 나중에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자승자박으로 끝이 났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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