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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테이블에 땀 좀 닦아주세요"... 코로나19가 바꾼 올림픽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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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2020 도쿄올림픽 경기장 풍경을 완전히 바꿔놨다.
일단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승리의 환희를 느끼거나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기도 전에 서둘러 마스크부터 써야 한다. 또 다른 큰 변화는 시상식 장면이다.
이번 올림픽에선 유력 인사가 시상대 앞까지 메달을 가져와 선수에게 걸어 주고 악수나 포옹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올림픽 참가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24일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양궁 혼성의 안산(20·광주여대)과 김제덕(17·경북일고)은 서로의 목에 메달을 걸어줬다. 그나마 단체전이라 가능한 장면이다. 홀로 시상대에 선 선수들은 스스로 메달을 걸어야 한다.
시상대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되기 때문에 '메달 깨물기' 세리머니도 금지다. 도쿄올림픽 전체 1호 금메달리스트인 중국 여자 10m 공기소총 국가대표 양첸(21)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건네받은 메달을 조국의 상징색인 빨강·노랑 바탕의 마스크에 대고 입맞춤했다.
경기 중에도 새로 생긴 몇몇 규칙이 눈에 띈다.
탁구에서는 원래 경기 중 선수들이 테이블에 묻은 땀을 손으로 닦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테이블을 손으로 닦거나 탁구공을 입으로 부는 행위는 안 된다. 한국 여자탁구의 막내 신유빈(17·대한항공)은 24일 가이아나의 첼시 에질(24)과 여자단식 1회전에서 테이블에 땀이 묻었다고 여러 차례 요청했고 대회 관계자가 수시로 닦아줬다. 매번 관계자를 부르는 게 미안했던지 신유빈은 자신의 유니폼으로 닦으면 안 되느냐고 심판에게 묻기도 했지만 심판은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42·서울시청)와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는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써 눈길을 끌었다. 사격할 때는 호흡이 중요한데, 마스크를 쓰면 호흡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선수는 24일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경기 도중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은 권총 종목 본선에서는 마크스 착용 여부를 선수 자율에 맡겼고 결선에서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진종오는 본선에서 15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모세는 본선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6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지만 마스크를 벗은 결선에선 8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두 선수 모두 남은 경기에서도 마스크를 쓸 계획이다.
김모세는 "올림픽이 끝나면 부대에 복귀한다. 부대에서 전우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으니 그런 위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하고 있다"며 "진종오 선배님과도 '마스크를 쓰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대회 마지막 날까지 착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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