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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금지" 베트남, '최고방역 수준' 16호 지시령 선제 발동

입력
2021.07.24 11:42
수정
2021.07.24 11:56

최다 확진자 연일 갱신에 적용 시기 앞당겨?
외출 및 이동 금지,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격리 구역 앞을 지나고 있다. 하노이=EPA 연합뉴스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격리 구역 앞을 지나고 있다. 하노이=EPA 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수도 하노이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준을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현지 코로나19 확진 수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상황에서 수도까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24일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전날 밤 10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6시부터 시 전역에 '16호 지시령'을 발동했다. 지시 기간은 15일이며, 해제 및 연장 여부는 내달 7~8일경 상황을 근거로 결정된다. 16호 지시령 발동에 따라, 하노이 시민들은 필수 사유를 제외한 자택 밖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시 당국은 필수 사유를 △공무 수행 △수출 산업 생산 허용 근무처 및 공장 출근 △산업활동 보조 필수 서비스업장 출근 △식료품 및 의약품 구매 △응급 처치 및 방역 관련 활동 등으로 한정했다.

시민들은 외출 시에도 2명 이상 모일 수 없으며, 최소 2M의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대중 교통도 멈췄다. 버스와 택시 등의 운행이 중단됐으며, 그랩 등 승차공유서비스 이용도 제한된다. 하노이 근교로의 이동 역시 통제된다. 시 당국은 하노이가 북부 산업단지의 중심인 점을 감안, 생산활동을 위한 이동까지 막지 않았으나 그 외의 사유에 대해선 철저히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만일 시민들이 16호 지시령을 어길 경우 위반 항목에 따라 최소 100만동(한화 5만원)에서 최대 2,000만동(100만원)의 벌금이 즉시 부과된다.

하노이의 16호 지시령 발동은 계획보다 4~5일 가량 빠르게 진행됐다. 당초 시 당국은 오는 26일 방역 긴급 회의를 개최한 뒤 27~28일부터 16호 지시령의 발동을 계획했다. 하지만 전날 베트남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7,295명이 나오는 등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자 계획을 앞당겼다. 지난 5일 처음으로 일일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온 베트남은 3주도 지나지 않아 감염세가 7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하노이 역시 감염 중심지인 남부 호찌민보다 수치는 적지만, 일주일 평균 일일 감염자(44명)가 직전 주의 4배에 달하는 등 불안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선제적인 방역 강화에 하노이 진출 한국기업들의 활동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하노이시는 올 상반기 북부 산업단지인 박장ㆍ박닌성 봉쇄로 수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점을 감안, 최소한의 예외 규정을 통해 기업 활동을 보장할 방침이다. 하노이 한국기업 본사들의 필수 인력 출근은 허용하되, 현지 직원의 재택 근무를 권장하는 방식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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