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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플로렌스 퓨에 입덕했다면… 이 드라마 필견 [넷추왓추]

입력
2021.07.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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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미니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넷플릭스와 왓챠로 나눠 1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영국 무명 배우 찰리는 베일 속 남자 가디에 이끌려 은밀하고도 위험한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왓챠 제공

영국 무명 배우 찰리는 베일 속 남자 가디에 이끌려 은밀하고도 위험한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왓챠 제공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로 한국 영화 팬에게 확실히 각인된 배우가 있다. 영국 배우 플로렌스 퓨다. 시네필 사이에선 영화 ‘레이디 맥베스’(2016)와 ‘작은 아씨들’(2019) 등으로 연기 솜씨가 이미 소문났던 스타다. ‘블랙 위도우’는 소수 영화 마니아의 추앙을 받던 퓨를 스타덤에 확실히 자리잡게 했다.

눈썰미 좋은 박찬욱 감독은 퓨의 재능을 일찌감치 간파한 유명 영화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첫 TV드라마인 BBC ‘리틀 드러머 걸’(2018) 주인공으로 22세 신예 퓨를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디 맥베스’에서 당차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한 점이 박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블랙 위도우’로 퓨를 알고 그의 매력에 빠져든 관객이라면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왓챠에서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바로 보기

①모사드에 포섭된 무명 배우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등 유럽 여러 도시의 명소를 담아내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는다. 왓챠 제공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등 유럽 여러 도시의 명소를 담아내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는다. 왓챠 제공

1979년 옛 서독. 이스라엘 외교관의 아들이 폭탄 테러 공격으로 숨진다.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이 배후로 꼽힌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팔레스타인인 미쉘이 테러를 시행하고, 그의 형 칼릴이 ‘작전’을 지휘한 것으로 파악한다. 모사드의 간부 마틴(마이클 섀넌)은 칼릴을 잡으면 테러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작전계획을 수립한다. 서구 여인을 좋아하는 미쉘을 유인해 그를 미끼 삼으면 칼릴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 작전 수행에 나선다.

마틴은 부하 가디(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동원해 작전에 활용할 여인 물색에 나선다. 친구들과 그리스 여행 중이던 무명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가 그물망에 걸린다. 가디는 찰리에게 호감을 지닌 신비로운 남성 역할을 하며 찰리에게 다가선다. 가디는 찰리에게 오디션 제의를 하고, 찰리는 모처럼 갖게 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②사랑과 도덕 사이에서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왓챠 제공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왓챠 제공

모사드에게 있어 찰리는 안성맞춤 인재다. 적을 속이기 위해선 연기력과 담력이 필요한데, 찰리는 이 모두를 갖췄다. 찰리는 처음엔 호기심에, 가디에 대한 호감에, 그리고 돈 욕심에 모사드의 계획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작전에 뛰어든다.

시간이 갈수록 찰리는 위험한 상황을 맞이한다. 미쉘을 따라서 팔레스타인 비밀 군사 캠프 겸 난민촌까지 들어간다. 좌파 시각을 지녔던 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목도하게 된다. 하지만 작전은 작전. 찰리가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파악했을 때, 손을 떼기엔 이미 늦었다. 찰리가 위험에 처할수록 그를 바라보는 가디의 심정도 복잡해진다. 처음엔 작전을 위해 찰리에게 접근했으나 조금씩 연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찰리의 마음 역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 가디를 향한 연정이 엇갈린다.

③섬세하고 스릴 넘치는

모사드 간부 마틴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유인하기 위해 찰리를 미끼로 활용하려 한다. 왓챠 제공

모사드 간부 마틴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유인하기 위해 찰리를 미끼로 활용하려 한다. 왓챠 제공

드라마는 치열한 첩보전을 배경으로 20세기 세계사 한 자락을 펼친다. 영국의 식민지배로 잉태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극, 2,000년을 떠돌다 옛 땅을 되찾았다고 하나 운명적인 적개심과 마주하게 된 유대인들의 고민, 생각지도 않게 현대사의 아픔을 살피게 된 젊은 여인의 고뇌가 맞물린다.

시청자들은 모사드의 작전에 의도치 않게 참여하게 된 찰리의 시선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체계를 마주한다. 찰리는 중동 문제에 대해 원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두둔할 수 없는 영국을 상징하기도 한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중동문제를 한 여인의 모험과 심리 변화를 통해 전한다.

※권장지수: ★★★★☆(★ 5개 만점, ☆은 반개)

박찬욱 감독의 특장이라 할 영상미만으로도 눈이 즐겁다(김우형 촬영감독이 촬영했다). 시대를 반영하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제대로 담아낸 음악에 귀가 호강한다(조영욱 음악감독이 음악을 담당했다). 유럽 여러 도시와 중동의 풍광, 배우들의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플로렌스 퓨는 신예답지 않은 연기로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성정의 찰리를 그려낸다. 첩보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의 동명원작을 밑그림 삼았다. 스릴러에 일가견이 있는 박 감독과 첩보물의 조우가 제대로 된 서스펜스를 빚어낸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5%, 시청자 77%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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