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모인 민주노총, 언덕 기어올라 집회... 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21.07.23 18:00
수정
2021.07.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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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인원 절반 수준인 400명 울타리 넘어 집결, 집회
합류 못한 노조원, 주요 거리서 산발적 '게릴라 집회'
폭염에 일부 노조원은 어지럼증 호소...'구급차 이송'
경찰,?수사전담팀 꾸려 집회 주최자 참가자 확인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원주 집회를 강행한 23일 오후 집회 장소인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이 막히자 노조원들이 인근 수변공원을 우회해 언덕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원주 집회를 강행한 23일 오후 집회 장소인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이 막히자 노조원들이 인근 수변공원을 우회해 언덕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방역당국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23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고객센터 상담사 직접 고용 촉구' 집회를 강행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집회 신고를 한 건보공단 앞 공터로 집결을 시도했다. 일찌감치 출입구를 중심으로 버스 차벽을 만들고 철제 펜스를 설치한 경찰과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경찰은 22개 중대 1,700여 명의 경력을 투입, 공단으로 이어지는 길목 등 5곳과 고속도로 나들목 3곳에 검문소를 운영, 집회 참가자의 진입을 막았지만, 빈틈으로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

집회 현장 인근까지 몰려 온 일부 노조원은 입구가 막히자 인근 수변공원을 우회해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울타리까지 넘어 집회 장소로 모였다. 일부 노조원들은 통제선을 넘다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차단선에 막히자 주요 거리에서 산발적으로 '게릴라 집회'를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결국 오후 1시 30분쯤부터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강행했다. 집회 신고 인원은 800명이었다. 이들은 얼굴 가리개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 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에 참석한 한 노조원은 폭염에 못 이겨 어지럼증을 호소, 구급차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고객센터를 공단에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정부는 최소한의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공단이 직접 대화에 나서 직접고용과 직영화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하자 지속적으로 해산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다른 노조원들이 추가로 집회에 합류하는 것을 막았다. 민주노총은 집회 시작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 20분쯤 해산했다. 집회 과정에서 이들과 경찰 사이 큰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집회 강행에 시민과 상인들은 "코로나로 난리가 난 마당에 집회를 한다니 걱정이 안 될 수 없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집회 현장 인근에선 혁신도시 상인회가 민주노총의 집회 강행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0시를 기해 1인 시위 이외에 어떤 집회도 허용치 않기로 한 원주시는 집합금지 위반에 따라 민주노총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명백한 불법 집회인 만큼 경찰도 자체 수사에 착수했다. 강원경찰청은 집회 해산 직후 강원서와 합동으로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17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 민주노총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체증 자료 등을 바탕으로 집시법 위반,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주=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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