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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디트에서 다시 시작된 공포영화"… 美 코로나 재확산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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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이 다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막 올라가려는 순간,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되는 것만 같다.”
최근 미국이 맞닥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대해 제이미 래스킨(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이렇게 진단했다. 대규모·공격적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정복을 눈앞에 둔 듯했으나, 델타 변이의 역습과 접종률 정체로 감염자가 폭증하며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미 해제한 방역 지침을 복원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22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4만6,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1만2,80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주 만에 3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 델타 변이 감염 비중은 83%까지 치솟았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서도 14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4만1,400명으로 17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플로리다처럼 접종률이 현저히 낮은 주(州)에선 신규 감염이 무려 200% 이상 늘었고, 미주리주와 아칸소주 일부 도시에선 중환자실도 꽉 찼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하자 보건 전문가 사이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비롯해 규제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지하철이나 쇼핑몰, 공연장 같은 혼잡한 실내 공간만이라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가하는 돌파감염도 문제다. 입원이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드물고 증상도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타인에게는 얼마든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백신이 완벽한 보호막은 아니라는 얘기다. 보스턴에 위치한 브리검여성병원 감염병학자 스콧 드라이든 피터슨은 “안전벨트가 사고 시 위험을 줄여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조심히 운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규제 강화엔 일단 선을 그은 상태다. 자화자찬했던 방역 성과가 훼손될 우려와 방역 지침 변경으로 인한 혼란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대다수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규제 강화 필요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현행 마스크 착용 완화 지침 변경은 없다면서도 “어떤 결정이든 보건 전문가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 살고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방정부가 주저하는 사이 여러 주정부들은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미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는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부활시켰고, 알래스카주도 실내 수용 인원을 50%로 제한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은 다음 달 시작되는 2021-2022 신학기에 교내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NYT는 “신규 감염과 입원이 증가하면서, 비록 그들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회복 노력과 정치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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