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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열대야 피해 카페도 못가요"... 주말도 불볕더위

입력
2021.07.23 13:30
수정
2021.07.23 17:4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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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고기온이 35.9도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한 22일 저녁 열대야를 피해 서울 한강공원 반포지구를 찾은 시민들이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최고기온이 35.9도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한 22일 저녁 열대야를 피해 서울 한강공원 반포지구를 찾은 시민들이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70대 김모씨는 요며칠 계속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밤이 돼도 후텁지근함이 물러가지 않아 선풍기도 켜보고 부채질도 해보지만 도통 소용이 없다. 김씨는 "낮에는 노인정에라도 가서 더위를 식히는데 밤이 문제"라며 "큰 선풍기, 작은 선풍기 다 쓰는데도 너무 더워서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20대 이모씨도 더위에 치여 뜬눈으로 밤을 지새긴 마찬가지다. 옥탑방에 살다 보니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푹푹 찌는 더위가 작은 방을 한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이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찜질방이나 카페 같은 곳을 못 가니 그저 집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여름이 얼른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살인적인 더위로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다중이용시설에 영업시간 제한이 걸리다 보니, 남은 대책은 그저 '집에서 버티기'와 '여름 지나가길 기다리기'다.

버티기와 기다리기는 이번 주말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말 내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23일 "당분간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 최고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를 것"이라며 "동풍 영향을 받는 서쪽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로 인해 서해안 쪽은 강력한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9~37도를 기록했다. 오후 1시 이후에는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 산지 쪽 일부 지역에서 대기 불안정으로 최대 60㎜ 안팎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강한 돌풍과 천둥·번개도 동반된다.

더위는 주말에도 이어진다. 토요일인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이고, 낮 최고기온은 29~37도다. 일요일인 25일에는 아침과 낮 최저, 최고기온이 각각 21~26도, 28~36도다.

기상청은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실외 작업, 야외활동, 외출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장시간 홀로 일하는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또 축사의 경우 가축 폐사 가능성이 있어 송풍장치, 분무장치 등 시설물을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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