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상어 뚜루루~' 동요, 저작권 침해 아니다...美 작곡가 패소

입력
2021.07.23 10:45
수정
2021.07.23 14:3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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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미국 작곡가가 낸 손배소 기각

동요 '상어가족'에 맞춰 체조하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 핑크퐁 유튜브 캡처

동요 '상어가족'에 맞춰 체조하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 핑크퐁 유튜브 캡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데 이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도 오른 동요 '상어가족'의 제작사가 미국 작곡가와 저작권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22일 미국 동요 작곡가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활동명 조니 온리)가 스마트스터디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상어가족'은 교육 콘텐츠 제작사 스마트스터디가 2015년 유아교육 콘텐츠 '핑크퐁'을 만들며 수록한 동요다. '뚜루루 뚜루'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조니 온니 측은 이 노래가 자신이 2011년 미국의 구전동요를 편곡해 발표한 2차 저작물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베이비 샤크'에 구전가요에는 없는 새로운 반주가 추가된 만큼 새로운 창작성이 존재하고, '아기 상어'가 이를 자신의 저작물인 양 공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9년 3월 저작권 침해에 따른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스마트스터디는 '베이비 샤크'는 오랜 구전 동요를 기반으로 한 만큼, '작자미상' 또는 '저작권 기간'이 만료된 저작물로 봐야 한다고 맞서왔다.

재판부는 스마트스터디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베이비 샤크'에 조니 온니 만의 창작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고, 두 곡 사이에 일부 다른 코드(단계적인 음의 배열) 진행이 나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법원에 △'베이비 샤크'는 구전가요에 새로운 반주를 추가했기보다는 동일·유사한 반주를 표현하며 일렉트릭 기타 등 악기를 추가한 데 불과하고 △'상어 가족'은 '베이비 샤크'와 다르게 전주에서 다른 코드 진행이 삽입되는 등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냈다.

이 부장판사는 "원고 주장대로 '베이비 샤크'에 새롭게 부가된 창작요소가 있다거나 2차적 저작물(원곡을 변형한 작품)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조니 온리 측은 지난달 17일 소를 취하하겠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냈다. 그러나 스마트스터디는 '표절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받겠다'며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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