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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변이 입·퇴원 기준 완화한 방역당국… 델타 번지는데 괜찮을까

입력
2021.07.23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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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상들이 서울의료원의 원내 모니터링용 폐쇄회로(CC)TV 화면에 보이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22일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상들이 서울의료원의 원내 모니터링용 폐쇄회로(CC)TV 화면에 보이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입원과 퇴원 기준이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같은 수준으로 완화했다. 델타를 포함한 4가지 주요 변이에 감염된 환자도 다인실을 쓸 수 있고, 일정 기간 증상이 없으면 퇴원이 가능해졌다. 감염 이후엔 변이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비(非)변이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는 상황에서 병상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델타 변이에 대한 경계심 자체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변이 환자 '1인실 의무'에서 '권고'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변이 환자의 입·퇴원 기준을 변이가 아닌 일반 코로나19 환자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내용의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및 관리 실무 매뉴얼’을 최근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 매뉴얼은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확진자는 1인실 혹은 다인실로 가는데, 변이 감염자는 원래 의무적으로 1인실에 배정됐다.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브라질) 변이 감염자의 경우, 증상이 없어도 24시간 간격으로 받은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퇴원(격리해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 매뉴얼은 변이 감염자 모두에 대해 다인실 입원을 허용했다. 1인실 사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증상이 없는 상태로 열흘이 지나거나, 증상 발생일로부터 열흘째 시점에 24시간 이상 호전되고 있다는 의사 진단이 있으면 격리해제가 가능하다. 일반 감염자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병원 "병상 운용에 숨통 트여"

이는 변이 감염자들에 대해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변이 감염자와 전파력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지침팀장은 “조사 결과 변이와 비변이 감염자들 사이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기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변이와 비변이 감염자들 간 전파력을 비교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 현장에선 이미 "변이라 해도 증상 발현 뒤 열흘 정도 지나면 양성 판정을 받아도 전파력이 거의 없다"거나 "델타 변이도 중증 진행 확률에선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로셀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미국 내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비중이 83%로 치솟았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로셀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미국 내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비중이 83%로 치솟았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 기간이 더 길다는 근거가 없고, 외국에서도 변이와 비변이 감염자 관리 기준을 달리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부쩍 불어난 변이 감염자를 1인실에 배정하지 않아도 되니, 병원의 병상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감염 전' 전파력은 변이가 여전히 위협적

하지만 델타를 비롯한 변이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델타 변이의 감염 뒤 전파력이 일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라 해도, 감염 전 전파력은 여전히 더 강력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델타 변이는 감연 전 전파력이 알파 변이보다도 60% 정도 더 세다고 평가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이미 세계 124개국에서 보고됐다. WHO는 “많은 증거가 델타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뒷받침한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놨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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