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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은 장담 못 한다…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 ‘어쨌든 개막’

입력
2021.07.22 18:12
수정
2021.07.22 18:4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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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여자 조정팀이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일본 도쿄에서 훈련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루마니아 여자 조정팀이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일본 도쿄에서 훈련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1년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이 '어쨌든' 막을 연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수촌 내 감염까지 늘고 있어 선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개최 일등공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마저 개회식에 불참하고, 나루히토 일왕도 개회 선언에서 ‘축하’의 뜻을 뺄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후 8시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시작되는 개회식에선 누구도 환호를 내지를 수 없어 역사상 가장 우울한 올림픽 개회식이 예고됐다.

지금까지 이런 올림픽은 없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속에 강행되다 보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선수 및 대회 관계자의 추가 확진 소식이 이어졌고, 설상가상 대회기간 내내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예상돼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성공 개최’ 평가는 진작 물 건너간 상황, 대회 일정을 완주만 하면 다행으로 여겨질 역대 가장 아슬아슬한 올림픽이 시작되는 셈이다.

김연경 선수가 21일 일본 도쿄 아레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연경 선수가 21일 일본 도쿄 아레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232명 출전... 메달만큼 빛날 ‘모든 날, 모든 순간’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선수와 지도자들 모두 그동안 준비하며 쏟은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33개 종목(세부종목 324개)이 열리는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단은 29종목에 출전한다. 232명의 선수(임원 122명)가 나서는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7개와 종합 10위. 메달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마지막 올림픽에 나서는 사격 진종오(42)와 기계체조 양학선(29),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서는 탁구 신유빈(17), 여서정(19)의 도전, 남자 럭비대표팀 ‘감동의 트라이’도 주목할 만하다. 개회식 한국 선수단 기수는 ‘배구 여제’ 김연경(33)과 수영 황선우(18)가 맡는다.

상황은 불안하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몰아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독보적인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이는 미국은 역대 최고의 체조 선수로 꼽히는 시몬 바일스(24)의 6관왕 달성을 돕기 위해 선수촌 대신 호텔에 숙소를 마련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이클 펠프스(36)의 후계자로 꼽히는 미국 남자 수영 간판 카엘렙 드레셀(25)도 다관왕 유력 후보다.

2013년 9월 이번 대회 개최가 확정된 뒤 수영과 육상 등 기초종목은 물론 구기종목에서의 성과를 위해 집중 투자한 일본 선수단의 약진도 예상된다. 홈 이점을 누리는 일본은 특히 유도에서 15개 메달을 모두 휩쓸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고바야시 겐타로. 도쿄올림픽 개회식 쇼 디렉터를 맡았다가 해임됐다. 사진은 '패럴림픽 개회식에 출연하겠습니까'라며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는 포스터에 등장한 고바야시.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고바야시 겐타로. 도쿄올림픽 개회식 쇼 디렉터를 맡았다가 해임됐다. 사진은 '패럴림픽 개회식에 출연하겠습니까'라며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는 포스터에 등장한 고바야시.


논란 백화점… 폐회식까지 ‘완주’ 가능할까

관건은 개막 전부터 곳곳에서 삐걱대는 이번 대회가 무사히 끝날 수 있을지 여부다. 개회식 음악 담당을 맡은 유명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지난 19일 사임한 데 이어,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에는 20년 전 ‘홀로코스트’를 희화화한 사실이 드러난 고바야시 겐타로 공연 연출감독이 해임됐다.

개회식은 980명의 내·외빈만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경기장인 올림픽 스타디움은 6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반 관중은 받지 않기로 했다. 개회선언을 하는 나루히토 일왕은 올림픽에 부정적인 국민 감정을 고려, 개회선언의 ‘celebrating’이란 단어에 해당하는 일본어를 ‘축하’에서 ‘기념’으로 바꿔 말할 것이라고 슈칸분슌(週刊文春)이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유치에 누구보다도 힘을 기울였던 아베 전 총리는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개최 도시 도쿄의 코로나19 확산은 더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도쿄도 모니터링 회의에 따르면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 수가 8월 초 약 2,6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PCR 검사 대비 양성자 비율도 1주 전 7.2%에서 20일 현재 10.2%로 증가해, 확진되지 않은 양성자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재 도쿄의 중증병상 사용률은 52%에 이르러, 감염이 계속 확산되면 병상 부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개최를 코앞에 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조차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과반수를 넘은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

도쿄= 김형준 기자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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