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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40~50대 위중증 환자... "병상 거의 다 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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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명 수준까지 줄었던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0명이 됐어요. 신규 확진자가 더 늘면 앞으론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중증으로 진행되는 대다수가 40~50대지만,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고령 중환자도 다시 늘 수밖에 없으니까요.”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최흔 감염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일산병원은 지난 3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19 환자들을 집중 치료했다. 해가 바뀌고 유행세가 잦아들면서 이제 일반 병원으로 돌아가려나 했는데,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다. 다시 쏟아지는 확진자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전담병상을 늘리기 시작했다.
일산병원은 지난 1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에서 해지됐다. 거점전담병원은 중등도부터 위중증까지 거의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말한다.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줄면서 일반 병원으로 전환하려던 차에 지난 6일 다시 방역당국의 긴급 요청을 받았다. '확진자 증가에 따라 전담병원으로 재지정하니 10일부터 전담병상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6일 0시 기준 700명대였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1,200명을 넘어섰다. 이후 보름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며 연일 최다 확진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 최 교수는 “전담병원 해지를 준비할 땐 신규 코로나19 환자를 받지 않아 입원 환자가 40~50명 선에서 한두 명까지 줄기도 했는데, 지금은 병상이 거의 찼다”고 말했다.
현재 일산병원의 코로나19 전담병상은 115개. 이 가운데 100병상이 찼다. 중환자실 병상은 12개 중 7개, 위중증 병상은 19개 중 15개가 사용 중이다. 일반 병상 환자가 갑자기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위중증 병상을 일정 정도 비워 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위중증 병상은 여유가 없는 셈이다.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환자뿐 아니라 임신부나 투석 환자처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환자도 위중증 병상을 쓴다. 확진자 폭증세가 이렇게 이어지면, 중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일산병원은 이번주 내 전담병상을 155개로 늘릴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3차 대유행 당시와 같은 규모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일반 병상으로 전환하려던 곳을 다시 소독하고 음압 시설도 재설치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고령 환자가 줄었다는 점이다. 3차 대유행 당시 일산병원에 처음 들어온 코로나19 환자는 부천의 한 요양병원 입소자들이었다. 최 교수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우리 병원 오자마자 상당수가 중환자실로 갔고 결국 사망한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75세 이상 환자가 거의 없다. 위중증 환자들은 주로 40~50대이고, 백신을 맞지 않은 60대가 간혹 있다. 최 교수는 “백신이 중증을 막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병상 확보를 위해 자기 집에 머무는 '재가치료'를 확대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재가치료를 하려면 확진자의 상태에 따라 집과 병원, 생활치료센터를 재빨리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최 교수는 “병상이나 환자 이송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확진자가 1,800명에 육박하는 지금은 재가치료를 도입해도 원활히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백신 접종이 제일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병상 확충을 위해 필요에 따라 전담병원 재지정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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