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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선수촌은 불만 폭발 조롱거리 됐는데...일본 선수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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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인공인 세계 각국의 선수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선수촌은 이미 조롱거리로 전락한 모습이다. 일본은 선수촌을 공개하며 역대 올림픽 선수촌 중 최고 시설로 꾸몄다고 했는데, 일본의 자랑이 결국 무색하게 됐다.
21일 일본 언론은 도쿄 하루미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선수단의 불만 사항을 자세히 전했다. 선수들은 대체로 냉장고와 TV가 없고, 4, 5명이 머무는 객실에 화장실이 한 개밖에 없어 편하게 생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숙소 밖에 다니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여가에 즐길 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 가장 더운 하계 올림픽이 될 것이란 예상과 함께 폭염에 시달리고 있지만, 차가운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이에 "21세기 일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놀랐다. 선수들이 딱하다"고 표현했다. 러시아 선수단은 "선수촌을 보면 중세시대 같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수촌 문제를 지적하는 글도 잇따라 올렸다. 좁은 숙소와 욕실을 지적한 게시물이다.
러시아 남자 배구 대표팀의 아르템 볼비치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선수촌 욕실에서 목을 꺾은 자세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욕실 천장이 낮아 자세를 낮춰야만 사용할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볼비치의 키는 212㎝다.
볼비치의 팀 동료이자 신장이 198㎝인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도 SNS에 욕실 천장에 머리가 닿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포들레스니흐는 사진 오른쪽에 물이 나오는 샤워기 그림도 그렸다. 욕실에서 씻기 불편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촌 화장실은 조립해 사용하는 '유닛 배스' 형태로 침실 등 다른 공간에 비해 천장 높이가 낮은 경우가 많다.
숙소 안에서 사용하는 에어컨 리모컨에 영어 표기가 없어 에어컨을 작동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왔다. 캐나다 테니스 국가대표 가브리엘라 다브로프스키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일본어로만 표기된 에어컨 리모컨 사진을 올렸다. 영어로 "Help(도와줘)"라고 적기도 했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본 누리꾼들은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장신 선수들을 생각하지 못했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일본인처럼 체구가 작은 줄 아느냐"고 지적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토 무시로 조직위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불만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선수촌은 관계자와 선수 모두에게 편안한 장소여야 한다. 의견을 듣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촌 시설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침대 프레임을 목재가 아닌 골판지로 만든 공식 침대는 "성관계 방지 침대냐"며 조롱거리가 됐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인 리스 매클레너건은 "겉보기에는 무너질 것 같지만 견고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며 '골판지 침대' 위에서 크게 뛰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렸다.
그런데 정작 일본 선수 중 일부는 선수촌이 아닌 별도 시설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통신은 앞서 17일 탁구, 유도, 레슬링 등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는 일부 종목 선수들이 선수촌이 아닌 '아지노모토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나 선수촌 인근 숙박시설을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도 홈페이지에 NTC 소개 글을 올렸다. 도쿄 북구에 위치한 시설로, JOC 및 JOC 가맹 단체에 소속된 선수와 직원들이 이용하는 전용 시설로 나와 있다.
교도통신은 "이동 부담을 줄이고 익숙한 연습 시설을 사용하는 게 목적"이라며 "자국 개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선수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자국 선수들에게만 시설 특혜를 준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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