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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메타버스가 비즈니스의 신세계로 떠오른 것처럼 각광을 받고 있다. 증시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임을 내세워 최근 공모에 나선 ㈜맥스트의 청약 경쟁률은 6,762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6조3,410억 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27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맥스트는 매출 5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이지만 최근 정부 주도 디지털뉴딜 사업인 ‘확장현실(XR) 메타버스 프로젝트’의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증강현실(AR) 플랫폼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영상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자이언트스텝도 변신 끝에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면서 3월 상장 이후 4개월 만에 주가가 10배 오른 10만3,000원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메타버스 간판만 내걸어도 돈벼락을 맞을 것 같은 분위기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세계처럼 사회·경제·문화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얘긴 아니다.
▦ 우선 가상현실 기술은 최근 수년간 VR·AR 발전과 함께 널리 확산됐다. 그 속에서 참여자 간 상호작용과 사회·경제활동을 보장하는 동시 다중접속 기술은 게임 콘텐츠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했다.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아바타 역시 게임콘텐츠에서 일상화했다. 메타버스 비즈니스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주목되는 가상자산 역시 이미 2000년대 싸이월드의 ‘도토리’ 같은 성공모델이 존재했다.
▦ 그럼에도 새삼 메타버스 열풍이 부는 건 모바일과 5~6G, VR와 AR, 플랫폼 등 제각각 진화해온 기술들이 새롭게 융합되면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호라이즌’ 같은 궁극적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플랫폼에서 SNS플랫폼으로 진화한 ‘로블록스’나 국내 네이버의 ‘제페토’ 등은 이미 광고시장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의 붐이 대개 그렇듯, 메타버스 열풍도 신기루처럼 소멸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관건은 킬러콘텐츠의 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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