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말한 '주 120시간 근무' 시 근무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달구는 논쟁

입력
2021.07.21 09:00
윤 전 총장 '주 120시간' 발언으로 온라인 시끌시끌
"현실과 동떨어져", "주 52시간제 이해 못 해" 비판
"윤 전 총장 발언 전체 맥락 이해 못 한 것" 반박도
윤석열 "어떤 독재자가 120시간을 말하나" 발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커뮤니티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들썩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일주일에 120시간 노동이 현실과 동떨어졌을뿐만 아니라 관련 법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다른 이들은 윤 전 총장의 전체 발언 맥락을 잘못 이해하고 무턱대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19일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경제·일자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감명 깊게 읽었다며 ‘작은 정부론’이 자신의 신념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착한 정부보다 나쁜 시장이 낫다"고 말한 밀턴 프리드먼은 신자유주의를 주류 경제학으로 안착시키는 데 공헌한 인물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주 52시간제에 대해 현 정부는 이 정책으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은 지난해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했다"며 업계의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그 다음 발언이 문제가 됐다. 그는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주 52시간제 잘 이해 못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발언에 반발해 국내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상헌 화백의 만화. 트위터 캡처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주 52시간제가 왜 생겼는지 아느냐고 되물으며 "노동자의 과로사가 하도 많고 기업이 노동자를 사람이 아니라 기계처럼 다뤘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며 생긴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동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어 보인다", "기계도 그렇게 돌리면 고장 난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국내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는 주 120시간 근무 시간표.

온라인에서는 심지어 주 120시간 근무할 경우 시간을 계산한 근무표가 빠르게 퍼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시간표를 보고 "주 5일 근무형일 경우 토요일은 기절이 아니라 입관", “전태일 분신사건이 일어날 때의 노동시간", "18~19세기 산업혁명 직후 영국 노동자의 시간표"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이 주 52시간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온라인 카페 이용자는 "이미 근로시간에 맞게 ‘탄력근로제’가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력근로제는 노사가 일정 단위 기간을 정해 업무량이 많은 주에는 일을 많이 하고 적은 주에는 근로 시간을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올해 4월 6일부터 시행했지만 윤 전 총장이 이를 몰랐지 않느냐는 것이다.


"'주 120시간' 비난은 인터뷰 맥락 이해 못 한 것" 반박도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2.28 민주의거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주 120시간'이라는 표현에만 집중해 인터뷰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한 온라인 카페 이용자는 "인터뷰 기사 전문을 잘 읽어보면 근로자가 120시간 일해야 된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는 "(윤 전 총장이) 게임 산업 종사자는 120시간을 일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시간을 적용해서라도 수행해야 하는 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하라는 의미인데 왜 주 120시간에만 초점을 맞춰 비난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최저임금은 생존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최소 요건을 공표한 것인데 이 돈으로 어떻게 저축하고 취미 생활을 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52시간제 비판도 일하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게 일하도록 한계 설정을 하지 말자는 것인데 왜 120시간 노동으로 해석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더 무서워"... 윤 "반대에 있는 분들이 왜곡"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을 보러 인파가 몰려 있다. 연합뉴스

일부 누리꾼들은 120시간제보다 윤 전 총장의 노동 시장 유연화 주장이 더 무섭다고 지적했다. 한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는 윤 전 총장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게 해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용자 보호가 지나치다"는 발언에 대해 "이 주장이 더 무섭다"고 썼다. 게시글에는 "(윤 전 총장은) 공무원이었으면서 남을 쉽게 자르려고 한다", "미국처럼 마구 해고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일고의 가치가 없는 얘기"라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제가 120시간 일해야 한다고 했다고 왜곡 조작을 해서 유포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희가 주 68시간으로 수십 년 일하다가 주 52시간으로 바꿨는데, 어떤 독재자가 주 120시간 일하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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