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사전예약에서 접속장애와 오류가 또 발생했다. 19일 밤 53~54세를 대상으로 한 사전예약이 시작되자마자 몇 시간 동안 예약사이트가 멈춘 것이다. 55~59세의 사전예약을 진행했던 12일과 14일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같은 실수다. 53~54세가 예약을 시도하는데도 ‘대상자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되며 진행이 안 되는 오류까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시스템 오류를 막기 위해 사전예약 연령을 세분화했고, 이날은 사전점검까지 2차례 했으나 접속 장애를 막지 못했다. 2주 이상 하루 1,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접속자의 폭주는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국은 수십만 명이 몰리면 현재 네트워크로 감당할 수 없다는 해명만 내놓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따져 보면 계속되는 혼란은 당국 책임이 가장 크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예약을 받다가 접속 폭주로 예약이 중단된 게 12일이다. 이는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을 부추겼고 접속 폭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예정시간보다 먼저 접속해 예약에 성공한 ‘뒷문예약’ 사례가 확인된 것도 방역당국에 대한 불신감을 키웠다. ‘정보기술(IT) 강국’이 맞느냐는 냉소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불안정한 백신 수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주 받기로 한 모더나 백신이 2주 뒤에 들어오게 되면서 수도권의 55~59세는 화이자로 접종을 하게 된다. 당초 40대에 맞히려고 했던 물량이다. 다음 달 말에는 모더나(55~59세, 60~74세)와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이 동시에 이뤄진다. 단기간에 대규모 접종이 진행되고 각기 다른 백신을 사용하게 되면 오접종 사고 가능성도 높아진다. 예행연습 등 충분한 사전 점검은 필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당국이 백신을 적기에 확보하는 일이다. 들여오기로 한 백신이 예정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4차 대유행의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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