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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VS 엄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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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요동치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뚝심을 발휘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두를 위협하면서다. 민주당 지지층 조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 16~17일)에서 더블 스코어로 뒤지던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오차범위까지 추격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예비경선의 추격전이 판도 변화로 이어지면서 한 달 이상 연장된 본경선 레이스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예비경선이 끝난 뒤 이재명 캠프의 조급함이 뚜렷하다. 수세적 입장에서 ‘부자 몸조심’하듯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싶었지만 막판에 불거진 공약 1호 번복 논란과 바지 발언이 변수가 됐다. 차분하게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 전 대표에게 이목이 집중되자 이 지사는 ‘김빠진 사이다’를 포기하고 다시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야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던 포화도 방향을 바꿨다. 이 전 대표를 ‘박정희 찬양’으로 몰아붙이고 민주당 지도부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날치기를 주문하는 등 거친 공세로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 이낙연 캠프는 반대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여배우 스캔들과 ‘혜경궁 김씨’ 등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격하면서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이미지 탈피도 시도하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확인한 상승세를 골든크로스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의 독보적 대세론을 유지하다 1년 사이 바닥까지 추락했던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 지사의 실책에 기대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은 셈이다. ‘이재명 실망매물’이 이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는 분석에 따르면 향후 경선에서 반이재명 연대의 구축은 이낙연 캠프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 문제는 이낙연 반등세가 추세적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는 데 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낙연 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여전히 많다. 당대표 시절 악수를 자초했던 사면론과 4·7 재보선을 완패한 책임론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다. 지금의 상승세도 이 지사가 주춤하는 사이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율 덕분이라 안심할 수 없다. 이 지사의 사이다 본색이 민주당 지지층을 재차 움직인다면 반전의 여지는 더 작아진다. 반사이익 정치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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