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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까톡] TV조선의 궤변 "국민 위해 백신 우선 접종 요청"

입력
2021.07.20 18:03

TV조선, '방송인 등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요청에 반감 급증
일각에서는 특혜 지적도 나와

TV조선이 방송 출연진 등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했다. TV조선

TV조선이 방송 출연진 등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했다. TV조선

모두가 순차적으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현 시점에서, 민의 시청권과 심리적 안전을 위해 '방송 출연진'에게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바로 TV조선의 주장이다. 얼토당토않는 요청에 국민의 반감만 높아지고 있다.

최근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뽕숭아학당'에 출연 중인 장민호에 이어 영탁 김희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임영웅 이찬원 등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다.

이에 TV조선은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코로나 재확산 상황 가운데 특히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를 비롯한 방송 종사자들의 코로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바 '방송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우선 접종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송 출연진 등의 우선 접종 요청 이유는 "국민의 시청 권익 보장을 위해 중단 없이 방송 제작에 임하는 방송 종사자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송 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지키기 위함"이다. 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신뢰감을 한층 높이고, 방송 종사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국민들에게 방송을 통해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간곡하게 요청했다"는 취지다.


전파 위험 속 게스트 다수 초대, 예능가 연출진 부주의 지적도

그러나 이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잔여 백신 접종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수십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TV조선의 입장에 따르면 방송 주요 출연자들이 백신이 먼저 맞는다면 국민들이 힘과 용기를 얻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브라운관 속 마스크를 벗은 이들이 아닌 안전에 대한 확신이다.

지적이 이어지자 TV조선은 20일 입장문을 내 일각의 비판에 해명했다. TV조선은 "단순히 TV조선 프로그램의 출연자와 스태프 만을 위한 요청이 아닌 '모든 방송 종사자'를 위한 요청이었다"면서 "출연자들과 방송종사자 보호와 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시청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이다. 대한민국 방송계 전체의 안전확보를 위한 제안을 특정 방송국 이기주의나 백신이기주의로 호도하거나 곡해하지 말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TV조선의 주장이 궤변으로 느껴지는 지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방송가의 '노 마스크'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나왔다. 특히 김요한의 코로나19 확진은 JTBC '뭉쳐야 찬다2', iHQ '리더의 연애'로 번졌다. '뭉쳐야 찬다2'는 박태환 윤동식 모태범 이형택의 확진을 낳았고 '리더의 연애'에서는 한혜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혜진이 출연하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박태환과 모태범이 녹화에 참여한 '뽕숭아학당'에도 불이 번졌다. '뽕숭아학당' 출연자들의 코로나 검사가 이어졌고 장민호와 영탁 김희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 지침상 '방송 제작'은 경영활동에 필요한 경우로 분류돼 5인 이상 집함금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 방송 촬영에 한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예외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시국을 감안한다면 불필요한 게스트 초대는 지양해야 한다. TV조선은 앞서 비슷한 사례로 사옥을 폐쇄한 바 있다. 이찬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아내의 맛' 녹화에 참여했던 모두가 검사를 받아야 했다. 당시 박명수 홍현희 등은 자가격리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며 안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출연진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게스트를 불러 모으며 감염병 전파를 야기한 것은 TV조선의 부주의함 탓이다. 방송에 출연한다는 이유로 백신을 먼저 접종한다면 대중의 박탈감은 누가 책임질까.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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