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동거녀와 헤어진 후 앙심 품고 범행

대낮에 전 동거녀 아들 살해
경찰 "계획적인 범행 정황 많아"

19일 오후 전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48)씨를 경찰이 제주동부경찰서로 연행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은 동거녀와 헤어진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48)씨와 B(46)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쯤 제주시 조천읍 소재 주택에 침입해 A씨의 전 동거녀의 아들인 중학생 C(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집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씨 등이 18일 오후 해당 주택을 드나들었던 장면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이들을 주요 용의자로 특정하고, 사건 다음날인 19일 0시 54분쯤 제주시내에서 B씨를 체포한 데 이어 같은날 오후 7시 26분쯤에는 제주시내 숙박업소에 있던 A씨까지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년 정도 동거하던 C군의 어머니가 최근 헤어지자는 말을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헤어진 이후에도 C군의 어머니를 협박하고 폭행하자, C군 가족은 이달 초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3일부터 집 주변에 CCTV를 설치하고, 32회에 걸쳐 순찰을 실시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혐의 모두를 인정하고 있지만, 공범인 B씨는 살인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A씨 등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현장 상황을 보면 계획범죄로 볼 만한 정황이(많다)”면서 “피해자 어머니와 헤어지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