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불안한 백화점 직원들... "딱 이틀만 문 닫자"

코로나에 불안한 백화점 직원들... "딱 이틀만 문 닫자"

입력
2021.07.19 17:50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회원이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백화점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대한 입장 발표 및 면담 요구 1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근무하는 A씨. 지난주 회사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갈 때 본인 휴가를 사용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서울시가 백화점 종사자 전원에 대해 한 달 동안 선제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회사는 영업에 지장을 받을까봐 걱정한 것이다. A씨는 "검사받고 결과 나오려면 최소 이틀은 휴가를 내야 하고, 그만큼 동료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며 "신속하게 검사를 받으려면 차라리 이틀 정도 임시 휴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이런저런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처'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 직원 검사 행정명령 내리자... "휴가 내고 검사 받으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행정명령이 내려진 뒤 백화점들이 본인 휴무일을 이용해 검사받으라는 등의 공지를 노동자들에게 내리고 있다"며 "이는 백화점의 방역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에서 16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자 시내 32개 백화점에서 일하는 12만8,000명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게 제대로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하인주 백화점면세점노조 위원장은 "코로나 검사를 받은 협력업체 직원에게 일주일 동안 출근하지 못하게 한 사례도 있었고, 근무일에 검사를 받으면 근태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지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방문객 안전 위해서라도... "최소 이틀 휴점해야"

백화점은 방역 취약 지대다. 이동인구도 많고, 밀집도도 높다. 직원 전체가 한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공용 공간에서 지속적인 접촉이 이뤄져 왔다.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통일된 방역지침도 없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감염 확산에 대해 방역당국이 "100명 넘게 한 직장에서 확산되는 것은 드문 사례"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하지만 백화점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매장만, 혹은 몇 시간만 잠깐 문을 닫는게 전부였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지난 주말 16~18일 동안 전국 백화점 50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47개 점포가 주말에 연장영업을 진행했다. 34개 점포는 추가적인 방역조치도 없었다. 전국적 확산세에 대한 우려가 넘쳤음에도 그랬다.

노조 측은 매장별로 최소 이틀씩 임시휴업을 보장해 모든 인원이 빠르게 검사를 받는 것을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당일과 결과가 나오는 이튿날까지 출근을 하기 어렵다. 방역지침상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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