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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정말 '전두환·박정희를 찬양했나'..."사실과 달라"

입력
2021.07.18 19:00
수정
2021.07.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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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17일 라디오서 의혹 제기
전두환에 "위대한 영도자" 표현은 인용한 것
박정희 기념사업회 부위원장 제안에
"동서화합 고려" 수락했다 우상화 계획에 철회
오해할 근거 없진 않지만, 사실과 거리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남도지사 시절인 2017년 1월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복구지원을 하면서 상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여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남도지사 시절인 2017년 1월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복구지원을 하면서 상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여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제기한 '전두환·박정희 찬양' 의혹은 사실일까? 이 같은 오해를 살 만한 근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 확대 해석이 보태지면서 사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저보고 어떤 분들이 말을 바꿨다고 공격하는데, 태세 전환이 더 문제"라며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말이냐'라는 질문에 이 지사는 "누구라 말하기 그렇다"며 답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이 지사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가 기자 시절 전두환 옹호 칼럼을 쓰고 전남지사 때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철회했다'며 공격을 가했던 것을 보면,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전두환에 "위대한 영도자" 한 차례 인용만..."떳떳하진 못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이던 2017년 5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이던 2017년 5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먼저 전두환 찬양 논란은 이 전 대표가 4년 전 총리로 지명됐을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쓴 칼럼을 언급하며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쓴 기사 중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1983년 1월 26일 동아일보 지면에 실린 <'이 지방은 민정의 뿌리'… 경남 출신 의원들 전 대통령 선영 참배> 기사 하나뿐이었다.

이 기사는 1983년 1월 25일 경남 합천에서 열린 민정당 의령·함안·합천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권익현 사무총장이 격려사에서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우리 당 총재(전두환) 출생지인 이곳에서 평생 동지들이 모여 정기위원회(개편대회)를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한 발언을 옮긴 것이다.

본인이 직접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당시 김 의원은 "1980년대 언론인들이 탄압을 받던 시기에 전두환 독재 권력에 저항하기보다는 치적을 홍보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등 사회정의에 대한 신념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떳떳하지는 않다.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당시 언론인들의 여러 행적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여러 매체가 있지만 내가 그 비판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며 "내가 만약 아주 몹쓸 짓을 한 기자였다면 김대중 대통령이 나를 발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정희 찬양? "기념사업회 부위원장 수락했다 우상화 계획에 불참"

2016년 11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기춘(오른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축사를 듣고 있다. 왼쪽은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정홍원 전 총리. 연합뉴스

2016년 11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기춘(오른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축사를 듣고 있다. 왼쪽은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정홍원 전 총리. 연합뉴스

박정희 찬양 논란은 5년 전 일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 시절인 2016년 6월 김관용 경북지사가 박 전 대통령 탄신기념사업 추진위 부위원장 가운데 자리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해 수용했다.

그는 당시 "전남과 경북이 3년째 상생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7대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호적상 2025년)에도 국민통합 분위기에서 추진해야겠다는 판단에서 김 지사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2일 추진위원회가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입장을 바꿨다.

그는 당시 다음 날인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 하는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정홍원 추진위원장에게 전화와 문자로 알렸다"고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2014년 이후 전남, 경북 상생협력을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려고 노력해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4개월 전 추진위 부위원장 가운데 한 자리에 제 이름을 올리는 데 동의했으나 광화문광장 동상 건립 같은 과도한 우상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정 전 총리에게)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에게 동참을 요청했던 김관용 경북지사도 광화문 동상 건립에는 반대한다고 저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후 출범식 참석, 축하 영상, 축사 등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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