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비방으로 가열되는 與 경선

입력
2021.07.18 20:00
수정
2021.07.18 20: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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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민주당 후보가 1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민주당 후보가 1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검증과 네거티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여당 내 대선후보 지지도 1위 이재명 경기지사와 최근 급상승세를 탄 2위 이낙연 전 대표 간 공방이 가열되면서다. 여론의 관심이 1, 2위 주자들 간 비방전에 집중되자, 그 외 후보들은 경선 후유증을 걱정하며 '정책 대결'을 강조했다.

전면전 돌입한 이재명 vs 이낙연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캠프는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예비경선(컷오프) 과정에서는 '방어모드'를 취했던 이 지사가 네거티브에 대한 공세로 전환하면서 연일 충돌하고 있다.

후보 가족과 주변 인사들의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이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트위터 '혜경궁 김씨' 사건을 꺼내들자, 이 지사 측은 곧장 옵티머스 수사 도중에 이 전 대표 측근이 사망한 경위를 밝히라며 맞대응했다.

정체성을 둘러싼 공방도 벌였다. 이 지사가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던 분"이라며 사실상 이 전 대표를 암시했다. 최근 이 지사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가 신문기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칼럼을 썼고, 전남지사 재직 시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철회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터무니없는 왜곡"이라며 "왜곡, 날조 네거티브 공세는 사이다가 아니라 독극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 비방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이 떠오른다"고 몰아붙였다. 이 지사 측은 18일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캠프에서는 엄정한 조사·수사는 물론 당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화상을 이용해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화상을 이용해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장애 공개... 과열 공방 민낯 보여줘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박용진 의원의 사진이 등장한 '군필 원팀'이라는 포스터도 논란이 됐다. 야권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군 미필'을 저격한 것인데, 소년공 시절 팔을 다쳐 군 복무를 면제받은 이 지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소년공 시절 부상으로 비틀어진 자신의 팔 사진을 공개했다. 장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는 이른바 '군필 원팀' 공세에 정면대응한 셈이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소년공 시절 부상으로 비틀어진 자신의 팔 사진을 공개했다. 장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는 이른바 '군필 원팀' 공세에 정면대응한 셈이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두관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해당 포스터를 게재하고 "차라리 저를 빼달라. 비열한 마타도어에 동참하기 싫다. 누구도 장애를 갖고 비하 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김 의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프레스기계에 끼여 휘어진 왼팔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포스터는 평당원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사가 장애가 있는 왼팔 사진을 공개하는 상황에 이른 데에는 과열된 공방전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당내에서조차 검증은 필요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한 비방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과열된 검증 공세로 경선 이후 '화학적 결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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