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건장관도 코로나 확진… 19일 봉쇄 해제 '우려 급증'

입력
2021.07.18 10:36
수정
2021.07.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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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드 장관 자가격리… 접촉자 존슨 총리는 미정
6개월 만에 일일 감염 5만명대… 봉쇄해제는 강행
전문가 "현 추세라면 조만간 다시 봉쇄해야" 지적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이 12일 하원에 출석해 정부 기관의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AP 연합뉴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이 12일 하원에 출석해 정부 기관의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AP 연합뉴스

단계적 봉쇄 완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명씩 쏟아지는 영국에서 급기야 방역 총책임자인 보건장관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상황이 나날이 악화하는데도 영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마지막 규제 완화를 강행할 방침이라 ‘감염 폭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전문가들은 벌써 ‘재봉쇄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은 17일 코로나19 신속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곧장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고 이날 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비드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증상은 경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백신 접종을 안 한 사람들은 빨리 나가서 백신을 맞으라”고 촉구했다.

자비드 장관은 당분간 자가격리 상태로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날 자비드 장관과 접촉한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격리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3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다.

영국은 최근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일일 확진자 5만1,870명이 나온 데 이어 17일에도 5만4,674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이 5만명대로 올라선 건 1월 중순 이후 6개월 만이다.

그럼에도 영국은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집합 금지 규정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할 예정이다. 술집·식당 입장 시 QR코드 확인 지침도 폐지하고, 영화관과 나이트클럽 영업도 재개한다. 법적 규제 대신 생활 방역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성인 인구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서 입원 및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도 규제 완화를 강행하는 근거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영국의 섣부른 봉쇄 해제가 영국은 물론 전 세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과거 보건장관을 지냈던 제러미 헌트 영국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여름에 입원율이 계속 증가한다면 다시 봉쇄 조치를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며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3주마다 배가 되고 있다”며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상당히 무서운’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전 세계 감염병 전문가 1,200여명은 영국의 규제 완화가 백신에 내성이 있는 변이들이 나오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서한을 국제의학학술지 랜싯에 보내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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