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김두관에 '고맙다'며 휘어진 팔 사진 올린 까닭은

입력
2021.07.18 11:00
민주당 군필 후보자만 합성한 포스터 SNS 확산
김두관 "비열한 흑색선전" 비판... 이 지사에 "미안"
이재명 "장애 놀린 애들 말린 큰형님 같아" 감사?
정세균·박용진도 '군필 원팀' 포스터와 선 그어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소년공 시절 부상으로 비틀어진 자신의 팔 사진을 공개했다. 장애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는 이른바 '군필 원팀' 공세에 정면 대응한 셈이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년공 시절 부상으로 비틀어진 자신의 팔 사진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차마 어디 호소할 곳도 없고 마음만 아렸다"며 "장애의 설움을 이해하고 위로해 준 김두관 후보 말씀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 지사가 경쟁자인 김두관 의원에게 감사를 표하며 휘어진 팔 사진을 다시 공개한 이유는 뭘까.

사연은 이렇다. 최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 퍼져나갔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이 나란히 주먹을 불끈 쥔 사진에 '정책은 경쟁해도 안보는 하나, 더불어민주당 군필 원팀'이라는 글귀도 쓰였다. 누가 만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권의 강력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군 미필'을 저격하겠다며 '군필 원팀'이라는 일종의 홍보 포스터였다.

문제는 해당 포스터엔 1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6명의 후보 중 여성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장애 6등급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이 지사만 쏙 빠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포스터는 이 지사를 비판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필 원팀' 포스터와 함께 "누구도 장애를 갖고 비하받아선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비열한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동참하기 싫다"며 "차라리 저를 이 그림에서 빼달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 후보님, 너무 늦게 봐서 대응이 늦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다.


이재명 빠진 민주당 군필 후보 4명 포스터 확산... 김두관 "장애 비하 안 돼"

김두관 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김 의원의 글을 본 이 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마 어디 호소할 곳도 없고 마음만 아렸는데 장애의 설움을 이해하고 위로해준 김 후보님의 말씀에 감사하다"며 직접 글을 남긴 것이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도, 살 만해져도, 장애의 서러움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다"며 "이 그림을 보자 갑자기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프레스에 눌려 성장판 손상으로 비틀어져 버린 왼팔을 숨기려고 한여름에도 긴팔 셔츠만 입는 절 보며 어머니는 속울음을 삼켰다"며 "휘어버린 팔꿈치를 쓰다듬던 어머니 손길을 느끼며 속으로만 울었다"고 했다.

이어 "제 아내를 만나 서른이 훨씬 넘어서야 비로소 짧은 팔 셔츠를 입게 됐다"며 "장애의 열등감을 극복하는 데는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 글을 보니 동생의 장애를 놀리는 동네 아이들을 큰형님이 나서 말려주는 것 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정세균 "장애로 군면제, 한(恨) 껴안아야" 박용진 "정책 검증 집중"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열린 온라인 2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연합뉴스

합성 포스터에 함께 모습이 나온 다른 후보들도 선을 그으며 도 넘는 인신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이래선 안 된다"며 "이러지 말자. 검증이 마타도어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장애로 군에 입대 못 한 그 한을 껴안아주는 게 민주당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 캠프 측도 이날 "해당 이미지는 박용진 캠프와 아무 연관이 없다"며 "박용진 캠프는 저급한 인신 공격보다는 정책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민주당 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드는 일에 더 힘쓰겠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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