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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자율"에서 하루 만에 "규제 단일화"... 전국 '5인 금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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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비수도권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다수 지자체가 이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주부터는 사실상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상에 해당하는 방역 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방역을 완화하는 1, 2단계를 허용해온 정부가 이번에도 한 발 늦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6일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지자체와 함께 하는 실무회의에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 기준을 논의해 일요일(18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을 포함해 거리두기 3, 4단계에만 적용되고 있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1, 2단계인 비수도권에도 적용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다.
이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 6명, 8명 등 지역마다 달라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인원을 수도권처럼 4명까지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각 지자체가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이날 오후 열린 실무회의에서 각 지자체는 중대본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적용 요청에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몇몇 지자체들에선 자영업자 손실 보상 같은 지원책이 먼저라는 등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해졌다.
방역당국이 비수도권에 규제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최근 수도권의 확진자 수는 정체 상태인 데 비해 비수도권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536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규모인 1,600명 안팎을 유지했다.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중은 지난 9일(22.1%)부터 이날(25.0%)까지 8일 연속 20%를 넘었고, 15일엔 29.5%로 정점을 찍었다. 비수도권 확진자 급증으로 충청권(16일 0시 기준 95.2%)과 경북권(85.0%), 경남권(77.6%) 등 일부 지역의 생활치료센터는 가동률이 전국 평균치(69.9%)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초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할 때부터 이미 비수도권 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예방접종 정체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비수도권에 거리두기 1, 2단계는 불충분하다며 전국적으로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전날까지도 "지역별 자율 방역" 입장을 고수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비수도권의 감염 유행 양상이 지역별로 상이해 일관된 방역이 오히려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다”며 “지역 상황에 맞는 방역 조치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중대본이 하루 만에 '5인 모임 금지 전국 단일화'를 들고 나온 것이다.
5인 모임 금지면 일반 국민 입장에선 거리두기 3단계나 다름없다. 실제 경남 김해시는 이날부터 3단계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강릉과 제주는 각각 17일, 19일부터 3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결국 이번에도 방역당국의 대응이 선제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사적모임 규제는 개인 차원이고, 거리두기 단계는 생업시설의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손 반장은 "(모임 기준 단일화로) 개인 방역의 혼선을 최소화하면서, 생업시설 방역은 지역별 편차를 고려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방역 강화로 휴가철 '풍선효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이제는 충분히 학습을 했으니 조금 더 빠른 대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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