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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55억 집주인 된 비결... 생초보를 위한 경매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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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가 자산관리도 전문가입니다. 복잡한 부동산 상식 쉽게 풀어드립니다.
방송인 박나래씨가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단독주택을 55억 원에 낙찰받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남동 고급빌라에서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그가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한 셈입니다. 박나래씨뿐만이 아닙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찾아 많은 이들이 경매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1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4.4%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감정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주고서라도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넘치는 겁니다.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널리 퍼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경매라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인중개사가 매물 추천에서부터 계약까지 일일이 도와주는 일반 매매와 다르게 경매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니까요. 부동산 경매는 무엇이 이득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부동산 경매는 집주인에게 받을 돈이 있는 채권자의 요구로 법원이 해당 주택을 매각해 그 대금을 나눠주는 것입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법원이 경매 물건의 감정가격을 정한 시점부터 대금 납부까지 통상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는 시기에는 감정가격보다 조금 비싸게 낙찰받더라도 소유권 이전 단계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매각 당일 입찰자가 없거나 무효가 돼 '유찰'이 된다면 첫 감정가격보다 20% 정도 저렴한 금액으로 다시 경매에 부쳐집니다. 박나래씨가 감정가 61억 원의 주택을 55억 원에 낙찰받을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다주택·고가주택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매매 시장과 달리 경매 물건은 토지거래허가제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면제됩니다. 고강도 규제를 받는 수도권의 물건이 유독 인기 있는 이유입니다.
경매는 크게 9단계로 진행됩니다. 집주인에게 받을 돈이 있는 금융기관이나 개인 등 채권자가 법원에 '집을 팔아 돈을 받아내달라'고 요청하면 법원은 경매 진행 여부를 결정합니다. 부동산이 압류되면 법원은 채권자들에게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을 알려줍니다.
이후 법원은 경매 물건의 소재지와 매각기일 등을 공고합니다. 또 부동산 현황을 조사하고 감정가격을 평가합니다. 경매에 참여하길 원하는 사람은 이 기간에 물건에 대한 꼼꼼한 사전조사를 해야 합니다. 중개사무소에 등록된 물건과 달리 건물 내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따져봐야 하자 있는 물건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물건에 대한 희망가격을 적어내는 '입찰'은 매각기일 법원에서 진행합니다. 대리입찰도 가능합니다. 본인이 직접 참여한다면 신분증, 도장, 입찰보증금을 지참하면 됩니다. 보증금은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최저매각가격의 10%로 입찰표와 함께 냅니다.
이때 최고금액을 적어낸 사람이 물건에 대한 우선적인 권리를 갖는 '낙찰자'가 됩니다.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을 경우 '차순위매수신고인'이 권리를 갖게 되는데, '최고가 매수 신고액에서 보증금을 뺀 금액' 이상을 적어낸 사람 중에서 정해집니다. 이도 저도 아닌 입찰자는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습니다.
통상 매각기일 4주 전후로 잔금을 치르고 나면 낙찰자는 집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됩니다. 채권자들은 이 돈을 각자 순서에 따라 배당받습니다.
순탄해 보이지만 자칫하면 큰돈을 날릴 수 있는 위험성도 경매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선 '권리분석'에 실패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권리분석은 등기부등본 등을 활용해 집에 얽힌 금전 관계, 즉 누가 얼마만큼의 돈을 이 집에 요구하는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모든 채무를 낙찰자가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빚은 낙찰과 동시에 사라져 갚지 않아도 됩니다. 또 인수되는 빚의 상당수는 매각대금으로 처리됩니다.
문제는 매각대금으로 해결되지 않는 빚을 인수할 때입니다. 대표적으로 대항력은 있지만 변제순위가 후순위인 세입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만약 이 세입자가 임차보증금을 배당받기 전에 매각대금이 다른 채권자들에게 모두 돌아가버리면 나머지 금액은 낙찰자가 줘야 합니다. 이런 물건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낙찰가가 아닌 이상 입찰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는 낙찰가를 잘못 써내는 경우입니다. 입찰금액은 직접 적어내야 하기 때문에 자릿수를 헷갈려 간혹 목표 금액의 10배, 100배에 해당하는 가격을 써내는 경우가 나옵니다. 이런 실수 때문에 잔금 납부를 포기하면 보증금은 그대로 법원에 몰수됩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거주하는 점유자를 내보내는 '명도'가 남았습니다. 통상 임차인이라 하더라도 배당기일까지 집을 비워줘야 하지만 억울한 사정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라면 순순히 응하지 않을 공산이 크겠죠. 이럴 땐 이사비를 조금 주더라도 원만히 협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인도명령이나 강제집행 절차 등을 밟게 되면 점유자와 낙찰자 모두 불필요한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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