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따른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여름 전력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국내 최대전력수요(전력사용량)는 8만8,900㎿에 육박해 올여름 최대치를 기록한 전날 8만8,087㎿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전력사용량 급증에 따라 수급 안정성 지표인 전력예비율도 최근 일시적으로 9%대 하락 상황이 나타나는 등 일평균 기준 10%대 유지도 위협받고 있다. 거래소는 공급예비전력량이 5,500㎿ 아래로 떨어지면 수급비상사태를 준비한다.
정부는 이날 공급량을 전날보다 늘려 9만8,700㎿ 수준을 유지했다. 전날 9만7,590㎿에 비해 원전 1기 분량의 공급량을 늘린 셈이다. 따라서 예비전력량도 1만㎿ 내외를 유지했고, 두 자릿수 전력예비율도 일단 지켰다. 문제는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0일 전후부터는 지금보다 더 강한 폭염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전력공급량을 10만㎿까지 늘려도 사용량이 급증해 전력예비율은 4%대 초반까지 급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전력난 대응에 들어갔다. 공급책으로 정비 발전소 가동을 서두르고, 부산복합 4호기 등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의 시험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옮기기로 했다. 아울러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방전시간을 전력피크 시간대로 조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수요책으론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직접 기업에 전력수요 감축을 독려하고, 공공기관 여름휴가 분산 시행을 권고하기도 했다.
전력난 우려가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신한울 1ㆍ2호기 등 당초 계획된 원전 4기가 가동되는 상태라면 약 500만㎾의 예비전력이 확보됐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 일을 비판만 할 때가 아니다. 아무리 공급이 많아도 절제하지 않으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회 각 부문에서 당분간 절전에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도 보다 긴밀한 수급방안을 시행해 비상사태를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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